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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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소설을 기피했다. 소설이라는 서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그닥 흥미롭지 않아서다. 흥미를 자극할 만한 재미난 소설을 못 만난 것도 한 몫하겠지만 그동안은 소설도 스터디하듯 읽어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우연히 읽게 된 다산 책방의 신간 ' 디 아더 피플'은 이런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뜨렸다. 이 책의 작가인 c . j의 튜더의 전 작품을 읽은 적이 없지만 전작도 기대된다.

사전 서평단의 극찬 " 천천히 읽으려고 했는 데 , 이 책에는 정지 버튼이 없었다' 라는 평에 특히 공감이 갔다. 책을 잡은 지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으니, 원래 소설은 한 번 잡으면 내리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의 가독성은 웬간한 소설과는 견주기가 어렵다. 에전 스티븐 킹 소설에 빠져들었던 느낌이랄까?

두께가 400페이지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펴서 읽는 순간 한장 한장 넘어가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 작품은 실로 오랫만이라 신선했다.

여름날 스릴러 장르를 읽으며 독서의 쾌락을 제대로 즐긴 느낌이랄까?

이 책은 주인공 게이브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속도로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옮긴이가 인용한 작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 친척 집에 놀러 갔다가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에 길이 막힌 적이 있어요.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인 고물차가 앞에 있었는데 그걸 본 순간 상상이 시작됐죠. 누군가가 납치당해 저 차에 타고 있다면 어떨까?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내 딸아이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어야 할 시각에 모르는 차를 타고 끌려가고 있다면?" 이라는 작가의 발칙한 상상을 통해 이 작품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는 주인공의 딸이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인 고물차에 납치되었고 그걸 주인공인 게이브가 목격하는 데에 이 소설의 핵심 서사가 들어있다.

제목이 '디 아더 피플'인 이 소설은 ' 디 아더 피플' 이라는 지하 조직이 등장한다. 흔히 영화에서 봄직한 악을 처단하는 정의로운 단체와 비슷한 모티브를 내포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런 집단하고는 다른 설정이다.

하지만 매 장마다 반전을 머금은 핵심 문장에 심장이 다 오그라든다. 그렇다고 뒤를 넘겨볼 수도 없고, 설정이나 개연성 결말도 맘에 드는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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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집사 고양이 상담소
나응식.양이삭 지음, 고양이다방 그림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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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옆 동에 사는 동생이 지인을 통해 고등어 무늬의 코리안 숏헤어 종의 아기 고양이를 분양받았다. 16년간 키우던 시츄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아기 강아지를 다시 분양받을까 고심하던 시점에 인연이 닿은 고양이였다. 강아지만 키우는 나도 동생 덕분에 덩달아 고양이를 가까이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워낙 동물과 친화적인 동생은 강아지를 보란듯이 16년을 거뜬히 키워낸 나름 베테랑이다. 하지만 고양이의 몇 가지 특성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톡으로 내게 하소연 해 오고는 했다. 같이 살지는 않지만 수시로 드나들고 이뻐함에도 곁을 쉽게 내 주지 않는, 소위 동생 표현대로라면 '도도한 순둥이' 반려묘 '랑희'를 위해 동생과 함께 읽어 볼 맘으로 김영사의 신간 '대집사 고양이 상담소' 서평단 모집에 응모했다. 다행히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읽을 행운을 누리게 돼었다^^

동생은 랑희의 잠자는 시간과 노는 시간대, 창문에 대한 집착, 사냥본능 등등 알음알음 공부해가며 8개월을 지나왔지만 지금이라도 체계적인 고양이 상식을 다룬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데 이 책은 그런의미에서 딱이다.

이 책은 ebs 의 단골 고양이 선생님인 [ 고양이를 부탁해 ] 의 솔루션 수의사인 나응식 수의사와 양이삭 수의사가 공동 집필한 책이며 '대집사 설문조사'를 통해 집사들의 주된 고민 예를 들면 ' 관절문제, 음수문제, 식이문제, 비만문제' 등 집사들이 고양이를 키우며 부딪치게 되는 생활 밀착형 고민들을 집대성해서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편집했다.

이 책 [ 대집사 고양이 상담소 ] 에는 집사와의 유대관계, 질병, 심리문제 등의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다루고 있고 고양이와 지내면서 문제가 있거나 궁금증이 있을때마다 키워드로 찾아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좋다.

우리 고양이 '랑희'는 창문을 무척 좋아한다. 아파트가 4층이라 나무 꼭대기로 날아들어오는 새들 소리에 아침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저녁에는 뒷 베란다 창문에 붙어있다 시피 한다. 동생은 그런 랑희를 위해 창문옆에 책꽂이처럼 나무로 난간을 만들고 보호막을 쳐서 난간 꼭대기위에서 저녁 새들의 소리와 사람들의 움직임도 구경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것도 고양이 상식이 있어서 만들어 줬다기 보다는 랑희의 반복된 요구와 필요에 맞춘 대처 방식이었는 데 이 책을 보니 랑희의 행동에 이해가 갔다.

나응식 수의사는 본문에서 ' 창문은 고양이에게 tv를 선물해 주는 것과 같다'라고 말하며 큰 창문이 있어도 외부 자극이 없는 건 재밌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는 쓸데없이 큰 tv를 제공한 것과 같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고양이에 대한 동생의 대처 방식은 나름 현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궁디팍팍을 좋아해서 수시로 엉덩이를 들이미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닥 걱정할 것이 없다는 점과 에너지 많은 고양이를 지치게 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은 매우 유용했다.

챕터마다 고양이의 특성을 꼼꼼하게 정리해놔서 수시로 펼쳐서 공부하기에 좋고 더군다나 전문가들의 꼼꼼하고 밀도 높은 조언은 웬만한 육아서를 방불케 한다. 아무래도 랑희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 책은 언제 어디서나 손 닿는 곳에 쉽게 올려놓고 수시로 펴 보게 될 것같은 예감이 든다.


요즈음 안타깝게도 길 고양이를 훼손하는 기사를 간간이 보게 돼어 맘이 아프다. 이 참

에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져서 세상의 길 고양이들이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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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나를 인정할 시간 - 지나온 삶, 지금의 자리, 다가올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나이
양은우 지음 / 예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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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괜찮은 글쓰기에 대한 책이 있을까 싶어 도서관에 갔었다. 글쓰기 관련서들이 꽂혀있는 서가를 둘러보다가 마땅한 책이 없어 그냥 오긴 했는 데 한 번 들춰 본 책들 중에 양 은우 작가가 쓴 책이 있었다. 집에 와서 이 책 '50, 나를 인정할 시간'을 읽으려고 책을 집었는 데 저자를 보니 도서관에서 보고온 글쓰기 저자와 이름이 같았다. 같은 저자의 작품인가 싶어 찾아보니 맞았다. 이 책을 쓴 양 은우 작가는 뇌과학 관련 서, 기획 관련 서, 글쓰기에 관련 서등 다양한 분야에서 책을 출간 한 중견 작가였다. 작가 본인이 이 책 ' 50, 나를 인정할 시간'의 본문에서 표현한 대로 옮기자면 작가로서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벌써 열 두권의 책을 출간한 중견작가이며 베스트셀러나 스테디 셀러 작가를 꿈꾸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예전에 나는 에세이집을 거의 읽지 않았다. 에세이는 뭐랄까? 좀 시시하다는 생각을 했다. 깊이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다루지도 전문적인 내용을 담지도 않은 책이라 읽으나 마나라고 생각해서 기피했었는 데 요즈음 이런저런 이유로 에세이집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어떻게 하면 이렇게 쉽고 편한 글에 메시지까지 담아 글을 쓸 수 있을까? 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도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 글의 형식을 갖춰 써 보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특히 이 책 ' 50, 나를 인정할 시간' 의 글들처럼 큰 이슈없이 생각나는 데로 편안하게 써 내려간듯 싶지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으며 나름 짜임새 있는 글 구성에 감탄을 하게 된다.

저자의 연배가 나랑 비슷해서 초반 글에서 묘사한 어릴 적 이야기들에 많은 공감이 갔다. 특히 오십에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애뜻함과 반려견 이슬이에 대한 글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같은 경험과 동시대를 살며 쌓아온 감성을 가지고 나는 왜 이런 글을 쓸 수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물론 나는 작가가 아니고 전문적인 글 쓰기 훈련이나 코칭을 받은 적이 없는 맨바닥 수준이니 작가처럼 잘 쓰는 게 오히려 이상하겠지만 작가도 본문가운데 자신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학창 시절에도 글쓰고 책 읽는 것이 그닥 쉽고 좋지많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문자에선 사실 나름 반성이 되었다.

여전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어쩌면 글쓰기는 내가 가진 재능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을 뿐, 그러다 우연히 책을 쓰게 되었고 뒤늦게 숨겨진 재능을 발견한 것인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재능은 평생을 두고 언제든 나타나고, 발견될 수 있는 것인가 보다

50,나를 인정할 시간 중에서

정말 그럴까? 재능은 평생을 두고 언제든 나타나고 발견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그 말이 맞다면 나도 아직 희망은 있다. 하지만 어떻게 노력을 해야 발현이 될런지 , 아무래도 이 분의 글쓰기 관련 책도 마저 읽어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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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 물류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노경아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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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판계가 마치 세계사 붐인듯, 별별 키워드의 세계사가 다양하게 출간된다. 마침 역사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은 읽을 거리가 풍성해서 더할 나위없이 좋다,

이 책 [ 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는 기원전 페니키아인들의 무역을 시작으로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도양과 동남아시아, 남미, 스페인과 네덜란드, 영국등이 장악했던 대항해 시대를 거쳐 미국까지의 해상무역의 판도를 시대별로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교토 산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여러권의 세계사 관련서를 출간한 학자다. 역사학자가 아닌 경제학 교수가 세계사를 상업과 경제학에 입각하여 책을 발간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를 깊게 다뤘다기 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상업과 경제의 흐름을 국가별 혹은 해상별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상업의 발달과 물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깊이 해석하고 부가 설명하는 기타 역사책들과는 다른 방식이라 역사책 위주로 읽어온 독자들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책을 읽으며 인상깊었던 부분은 진시왕의 뒤를 이어 중국을 통치한 한 무제 시대의 정책이 지금의 경제 시스템과 맞 먹는 정책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무제는 이처럼 단순히 기존의 재정시스템을 개혁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경제에 개입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 시황제가 만들고 무제가 완성한 시스템이었다

물류는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중에서 


경제를 시장에 맞기는 것이 아닌 마치 국가 주도 정책을 통한 경제 발전을 이룬 20세기 경제 정책을 보는 듯 해서 재밌었다. 저자는 중국은 이런 시스템을 통하여 경제 성장에 공헌했다고 한다.

이런 선진적인 정책을 썼던 중국이 명나라 영락제 사후 해금정책을 통해 무역의 방식을 조공 무역으로 바꿨다는 건 좀 아쉬웠다

조공무역을 시작할때만 해도 경제력이 강했던 중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력 약화를 불러왔고 물류 시스템을 얕봤던 이유로 서서히 해상 패권을 영국에게 빼앗기게 됐다는 내용은 공감이 갔다.

영국이라는 제국의 아시아 침탈의 판로를 열어 준 계기가 된 것같아 아쉬움도 들지만 시류를 읽지 못한 중국의 오만함과 어리석음도 한 몫했으니 역시 역사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사의 흐름과 국가간의 알력과 대립을 통해 발전돼 온 세계사를 물류의 발전적인 히스토리로 연결고리를 찾아 정리한 이 책은 다양한 세계사 이론서에서 또 다시 새롭게 돌출하여 새로운 각도로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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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 메이지 이후의 일본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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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란 나라가 궁금해서 일본의 역사를 공부한 적이 있었다. 물론 책을 통한 독학이라 단편적인 공부였지만 일본은 알 수록 특이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도 우리나라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도 독특했다.

이 책의 저자 강 상중 교수는 '변경의 지식인'으로 알려진 도쿄대 명예 교수이며 한일 양국에서 유일하게 발언권을 가진 정치 학자다. 저자는 재일 한국인 2세로 일본에서 교육 받으며 자칭 ' 학교 사회의 질서와 규범의 우등생'으로서 자라나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전후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펼치며 시대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으로 자리잡았다.

이 책은 저자가 일본 전역을 돌아보며 ' 일본이 이제껏 살아온 방식과 제도의 존재방식 , 과학기술과 경제시스템 전반을 일일히 돌아보며 기행문 형식으로 쓴 글을 모아 출간했다.

2018년 메이지유신 150주년이 되는 해에 시작된 '사색의 여정'은 미쓰비시가 소유했던 하시마섬의 군함도를 시작으로 후쿠시마 원전과 소득차가 6배가 나는 미나토구와 구마무라를 방문한다. 특히 한때 일본 최대 탄광이었던 미이케 탄광에서 발생한 탄광 사고로 1200명의 희생자가 났었다고 하니 놀라웠다.

또한 대지진이 일어났던 구마모토현의 희생자수도 만만치 않지만 모든 재해마다 희생하는 국민들과 그런 희생들을 일일히 다독이는 것이 아닌 일괄적이고 획일적인 일본 정부의 대처방식도 문제가 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재해에 대한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일본의 방위비는 해마다 치솟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오염수조차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한다. 제한된 가치가 제대로 배분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잘못된 정치는 지역과 시민의 활력을 갉아먹고 지역의 힘을 감퇴시킬 것이다. 대지진을 비롯한 천재지변은 가치의 권위적 배분에 관련된 일본 정치의 존재 방식에 관하여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중에서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나치 독일의 우생 사상에 영향을 받은 일본의 [국민우생법]이다. 일본의 우생 사상의 이면에는 불량한 자손의 출생을 방지하는 정책, 본문에서 다룬 한센병 환자들이나 지적 장애인, 유전질환자들을 경외시하고 차별하는 정책이 깊숙이 잠재된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이었다. 예전에 이청준의 소설 [ 당신들의 천국] 에서 다뤘던 소록도에 갇힌 나병환자의 편견과 차별의 이면 또한 어쩌면 일제 시대의 잔제는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국가는 살아 있는 인간들의 집합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살아 있는 인간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무기질적 권한과 규칙, 관행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상황을 바로잡는 것은 정치의 몫이다. 전후 민주주의는 '평화국가'의 기치를 내걸고 개인의 인권과 함께 인간다운 '문화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한 일본은 마치 국가를 위하여 국민이 존재하는 것처럼 도착된 상태이다. 국민 없는 국가주의만 팽창했다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 중에서


민주주의라는 허울만 가진 나라. 국민은 없고 국가만 존재하는 일본은 어디로 흘러갈까? 만주국에 뿌리를 둔 기시 노부스케를 저자는 귀태라고 규정한다. 그런 귀태의 손자가 장기 집권하는 이 나라를 우리는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할까? 일본의 그것과 너무도 닮은 또 다른 귀태의 딸을 국민의 손으로 탄핵시켜 감옥에 보내버린 우리는 그나마 희망이 있는 걸까?

유기적인 관계로 묶인 한국과 일본,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일본의 잔재를 털어내고 일본과 진정한 결별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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