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 오늘이 불안한 요즘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4대 종교 성직자의 행복 수업
성진 외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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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 스님, 김진 목사님, 하성용 신부님, 박세웅 교무님 이렇게 네분은 종교의 벽을 넘어 함께 노래하는 '만남 중창단'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의 성직자로 이루어진 중창단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지금껏 6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평화와 공존을 노래했던 분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함께 나눈 대답집이 출간되어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다.

대담집인 만큼 술술 읽히고,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이 하나같이 우리들 누구나 하는 인생의 고민과 연결되어 있어 마음에 와닿았다. 타 종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배타적인 마음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책을 읽다보면 진리는 하나로 통한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삶의 방편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종교가 필요한 것이지 서로 내 것이 맞다며 싸울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성직자들의 깊은 사유에서 나온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고, 욕망에 매몰되어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진짜 의미와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유도 모르고 달려가던 발을 멈추고 이 방향이 맞는지 정비하게 되는 것이다.

각 종교마다 특색이 있지만 행복과 구원이란 것이 결국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위한 관념이라는 것에서 의견을 같이 하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에는 교회에 다녔고 성인이 되어서 천주교 세례를 받아 로사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지금은 불교 철학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탐구하는 중이어서 세 종교에 대한 이해가 잘 되는 편이었지만 원불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 모두 인간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같아서 읽으며 마음이 뭉클한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의 대담자들이 서로 배척하지 않고 공존과 평화를 노래하는만큼 이런 종교대통합의 시도가 다양하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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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연극 을유세계문학전집 130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 지음, 홍재웅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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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천재 작가라지만 나에게는 낯설었다. 하지만... 희곡이란 장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어도 체호프의 희곡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에 관심이 갔고, 전통이 있는 출판사인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된만큼 번역이나 편집에도 기대되는 면이 있었다.

역시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고 의미있고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미스 줄리>와 <꿈의 연극> 두 작품이 실려있는데, 나는 <미스 줄리>의 서문에서부터 이 극의 매력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성적인 우위와 신분의 우위가 교차되면서 이어지는 이들의 대화는 흥미진진하다. 미스 줄리만큼 하인 장의 캐릭터도 입체적이어서 이 대화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함을 가지고 책장을 빠르게 넘기게 된다. 희곡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내 호흡을 가쁘게도 만들고 또 느리게도 만든다. 특히나 이 극의 경우 시작하며 빼곡한 지문으로 무대 장식이 묘사되어 있어 마치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처럼 생생하게 이야기가 그려졌다.

<꿈의 연극>은 읽으면서 이 극이 어떻게 무대에서 실연될지 궁금했고 꼭 한번 실제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무대에 구현을 해내기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일 것만 같았다. 스트린드베리는 이 드라마가 '일관성이 없지만 논리적으로 보이는 꿈의 형태'를 모방하려고 했다고 설명한다. 어찌보면 다소 산만해보이지만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정말로 천재적이라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없이 무거운 극이 아니다. 활기 안에서 아주 재미있고 그 안에서 삶의 깊은 철학을 다루고 있다.
체호프나 프루스트의 작품을 읽으며 너무 재미있어서 바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등장인물이 되어 완전히 몰입한 상태로 다시 읽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연극으로 보고싶은 작품이었다. 👍

📕 변호사 - 맞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그러고는 반복이 시작되는 거예요. 하지만 뒤틀린 반복인 거죠. 그런 식으로 어젯밤에 아름답고 즐겁고 재미있었던 모든 것이 오늘 아침 기억 속에는 추하고 역겹고 어리석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즐거움은 썩어 버리는 것 같고 기쁨은 산산조각 납니다. 사람들이 성공이라고 부르는 것은 항상 다음에는 좌절의 원인이 됩니다. 제 인생에서 성공은 몰락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한 사람에게 유리한 운명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길에 있는 돌을 굴려서라도 균형을 회복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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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공간, 없는 공간
유정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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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흥미로운 책이었다.
핫플레이스를 자주 찾는 편인데 공간디자인으로 소문난 곳들에는 하나같이 특별한 인상을 주는 한끗의 차이가 있다. 그 '한끗'이 뭔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며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움직이는 원더의 힘! 여태 공간을 2차원적으로만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차원에서 공간을 바라보게 되었다.
청수당에 처음 갔을 때의 신선한 충격! 이후 글로우 서울의 공간에서는 늘 흉내내기가 아니라 찐이라는 느낌을 받곤 했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공간들을 두루 다루며,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기분 좋은 고양감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온라인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기에 사람들이 오프라인 공간에 갖는 질적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는 사실... 언젠가부터 거대 자본이 투자된 대형 카페가 유행하는게 SNS 인증샷 때문인줄 알았는데, 몸을 움직이는 데에는 더 큰 유인가가 필요한 시대라는 지적에 깊이 공감했다.

📘 애당초 지금은 특정 물건이나 서비스가 싸다고 해서 사람들이 찾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거기까지 몸을 이끌고 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성비를 넘어서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 스타일에는 우열이 없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 어떤 스타일 가운데 압도적인 클래스를 가진 결과물을 내놓으면, 그 분야에 문외한인 대중의 입장에서도 그 차이를 알아볼 수 있게 된다.

📗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고 스타일과 장르에는 우열이 없지만, 클래스에는 우열이 있고 그 클래스의 우열을 결정하는 요소 가운데 진화하는 것이 존재하며, 그 진화의 흐름은 역행하지 않는다. 진화는 같은 평면 위을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상승하는 것이고, 유행과 진화는 다른 것이다. 공간을 기획하고 향유하는 사람은 유행이 아닌 진화의 흐름을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돌고 도는 유행을 뛰어넘는 안목을, 유행 아래 깔린 맥을 보는 눈을 갖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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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엽 스님의 힐링 약차 - 수제차 명인이 들려주는 최고의 약차 레시피
선엽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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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차 명인 선엽 스님이 직접 약차 만드는 비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선엽 스님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책 날개에 적힌 소개를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분이라고 한다.

책의 1부에 선엽 스님이 어떤 연유로 출가를 하게 되었고 약차에 대해 깊이 연구하게 되었는지가 자세히 다루어져 있다. 조산아로 태어나 평생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다가 출가 후 차를 접한 후 몸이 좋아지는 것을 실감하셨다고 한다.

이 책에는 차의 효능과 체질에 맞는 차에 대한 설명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체질에 맞는 차는 약이 되지만, 체질에 맞지않는 차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차를 마시기 전에 자신의 체질을 알고, 또 차의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재료 뿐만 아니라 제조법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의 차가 있는데, 평소 전혀 접해보지 못한 종류의 차들도 많아 흥미로웠다. 이 책에는 차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이 두루 나오는데, 가장 중요하고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것은 제조법이다.

차를 만드는 과정을 '제다'라고 하는데, 이 과정의 중요한 용어들과 제조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해 전반적인 차의 제조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1부에서 쌓은 지식을 토대로 2부로 넘어가면 레시피를 참고해 실제로 차를 만드는 일에 도전해볼 수 있다. 무려 82종의 약차 레시피가 실려있다. 각 차별로 효능과 특성이 소개되어 있기에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꽃차들의 경우 겨울인 지금 시도하기 어렵겠지만,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차들도 많다. 이를테면 생강차, 모과차... 제조법이 정말 간단하다. ^^

모과청이나 레몬청, 자몽청같이 설탕을 듬뿍 넣어 달달하게 타먹는 것도 맛있긴 하지만, 은은한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차가 훨씬 매력적인 것 같다. 건강에도 훨씬 좋은게 당연하다. 요새 탄수화물을 줄이느라 설탕을 멀리하고 있기도 하고 하루에 네잔 다섯잔씩 먹던 커피도 위염때문에 줄여야할 형편이니 이 참에 새로운 차의 세계에 빠져보려 한다. 참고로, 책 속의 레시피는 매우 간단해 각종청을 만드는 노력보다 더욱 손쉽게 여러 종류의 차들을 만들 수 있다. 간단한 차들에 우선 도전해보고 봄이 오면 꽃차도 꼭 만들어보고 싶다. 전문 찻집에서 마셨던 차의 향과 맛을 내 손으로 재현한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다.

생활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습관으로 체질에 맞는 차마시기를 실천해보고 싶게 만드는, 유익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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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돈관리다 - '구멍'은 막고,'돈맥'은 뚫는 알짜 장사회계
후루야 사토시 지음, 김소영 옮김, 다나카 야스히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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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근로소득자로서 월급을 받고있지만 언젠가 사업을 하고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사업이라기에는 거창하고, 작은 서점을 하고자 하는 소망을 아주 어릴때부터 갖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해본 적도 있다.

차리는 것까지의 준비는 상상 속에서 수없이 해보았기에 당장이라도 돌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늘상 상상에서 그치는 이유는 오픈 다음에 벌어질 일이 도무지 상상이 안되기 때문이다. 동생이 나름 큰 규모로 사업을 했었는데 옆에서 보니 나같은 새가슴은 매출이 떨어지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정신이 요동을 칠 게 분명했다. 그래서 매출에 연연하지 않는 수준의 경제력을 확보한 후에나 도전해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는데 이번 생애에는 불가능할 것 같기도...^^;

이 책은 후루야 사토시라는 꽃집 사장님이 쓴 장사의 돈관리법이다. 재무관리에 대해서는 일자 무식인 사람이 어떻게 사업에 뛰어들었을까, 그 용기가 가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님이었다. 그럼에도 매출 10억 달성이 가능했다니 놀랍다.

한편으로 저자가 책 초반부에 밝히는 본인의 재무관리 상식의 수준이 가계부 쓰는 주부인 나보다 못한 것 같아 읽으며 용기가 막 생기기도 했다. 그만큼 왕초보 창업자를 위한 재무관리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사업을 한다면 당연히 알아야하는 개념들이기에 차마 어디다 묻기도 민망한 기초적인 수준의 재무용어들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한계이익률, 손익분기점, 세무회계, 관리회계, 비용, 경비, 지뢰상품, 호박상품...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있지만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려웠던 개념들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높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이어졌던 저자의 꽃집은 재무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흑자로 돌아섰고 이제 그 이상의 일들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재무회계에 대한 이해없이 사업에 뛰어든 창업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열심히 일하고도 손에 쥐는게 없었던 꽃집의 부활 과정을 살펴보며 돈이 돌아가는 사이클을 컨트롤 할 수 있게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읽다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겨서 기분이 좋아진다.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나열되어 있었다면 '역시 장사는 어려운거야'하며 지레 겁먹고 포기했을텐데 말이다. 장사의 돈관리에 대해 이보다 더 쉽게 쓸 수는 없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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