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 라이프 - 없는 대로 잘 살아갑니다
줄리 포인터 애덤스 지음, 박여진 옮김 / 윌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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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도 정겨운 와비사비 라이프... 휘게와 욜로를 넘어 다른 방식으로 생활을 바꿔줄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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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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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인 것 같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은 것은...
한동안 서사보다는 묘사에 치중한 소설들을 주로 읽어왔는데 동아시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거대 서사를 다룬 소설을 읽다보니 디테일한 일상의 묘사와는 또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이 소설은 제 7회 혼불 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 만장 일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사실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 선입견+편견+고정관념을 갖고 있어서 읽기에 부담스러워 손이 선뜻 가지는 않았는데, 책장을 넘기다보니 놀라운 흡인력에 빨려들었다.

패망 직전 만주를 배경으로 일본 관동군 사령관 '모리'와 중국인 요리사 '첸', 조선인 여인 '길순'이 돌아가며 화자가 되는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장면이 그려진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편 개봉되었는데, 그 영화 속 장면들이 눈 앞에 보이는 듯 생생하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개성있고 흥미로운데, 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이 소설의 매력은 스토리를 끌고나가는 '힘'인 것 같다. 이런 글은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만이 쓸 수 있는 글인 것 같다. 독자를 끌어들이는, 매끄러우면서도 박력있는 글솜씨. 기성작가에게 '글솜씨'라는 표현은 좀 이상하지만, 독자로서 느끼는 순수한 감상이다.
  
소설 속에서 '칼과 혀'라는 제목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굳이 소설 속으로 국한하지 않더라도 칼의 쓰임과 혀의 쓰임을 생각해보자면...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이 두가지와 함께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한중일 삼국의 대립과 갈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한국의 혼을 일깨우는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며 제정한 '혼불 문학상'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수상작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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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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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라는 작가의 전작을 읽으면서 나는 왜인지 작가가 남성일거라 생각했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왠지 남성 작가가 쓴 글 같았다. 어쩌면 이름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추측은 나만의 추측이었는지 작가가 여성이라는 것에 놀란 것은 나뿐인 듯 하다. ^^;
나도 (이왕이면) 성별을 가늠할 수 없는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기에 손원평 작가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있었고, 아동/청소년 문학에 속했던 전작 '아몬드'를 읽은지 한참이 지난 후 나온 이 책을 기대했다. 이 책은 '1988년생'이라는 제목으로 '제 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서른의 반격'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어쩌면 82년생 김지영 씨 때문에?)

이 책은 투명하다. 구체적이고 깨끗하고 명료하다.
내가 읽었던 작가의 전작이 아동/청소년 도서여서일까? 이 책도 그렇게 분류되어도 될 법하다. 서른이라는 것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너무 먼 얘기이려나? 하지만 나는 초등 고학년인 딸아이에게 이 책을 읽히고싶고, 아마도 몇몇 부분에 멈칫할지언정 메시지를 이해하는데에 무리가 없을것 같다.

이 책의 주요 인물은 김지혜(어쩐지 김지영 씨를 다시 연상케되는 이름인데, 이 소설을 읽으며 80년대 생의 정서란 이런 것이겠구나 싶을만큼 김지영 씨와 김지혜 씨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많은 것 같다), 무인, 규옥 등이다. 사회에서 그들의 포지션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범주에서 보자면 '서민'이고, 각자의 차이는 더 억울하냐/덜 억울하냐의 정도인 것 같다. 쓰면서도 씁쓸하지만(이 정도 씁쓸함은 달콤한 수준아닌가) 사실 이 소설에 극단적인 사건이나 갈등이나 감정은 거의 없다. 등장인물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않은 일상을 살고있고, 지극히 평범한 비애 속에서 숨쉬고있다. 당장 내 하루를, 이틀을 기록해도 이보다 더 극적인 스토리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씁쓸함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보편적인 감정인 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당한 수준의 정의감과 의협심, 그리고 마땅한 욕망을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 이 사회의 사람들 뿐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그러하지않을까? 경쟁과 욕망에 들끓는만큼 연대와 공감에 이끌리고, 그렇기에 혼돈을 겪고 갈등을 한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타협'이나 '체념'을 선택하면서 씁쓸함이라는 감정을 스쳐간다. 씁쓸함은 지나가는 감정이다. 내가 덜 괴롭기 위해서는 흑과 백 중에 하나를 택하는 편이 낫다. 흑에도 백에도 동의하지않더라도 회색지대에 계속 머무는 일은 피곤하니까. 어떤식으로든 선택해버리면 그 실체는 순응하는 자아일지언정 주체적 자아라는 착각 속에서 덜 피로하게 살 수 있다. 그렇기에 선택을 해야하는데 어느 쪽의 선택이든 용기가 필요하긴 마찬가지이다. 나는 욕망에 무릎꿇기를 선택하는데에도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믿는 편이다. 가치에 대한 관점을 욕망에 두겠다고 선언하는 일에는 수치가 동반되기 때문에, 정확히 그 반대를 선택할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용기(그것이 사피엔스 종에 바람직한 용기인지 아닌지는 제쳐두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옆길로 빠진 것 같아 다시 소설로 돌아와 이야기하자면....^^;

소설 속에서 지혜는 타협 속에 사는 평범한 성인이다. 내면의 갈등이 행동으로 옮겨지는데에는 감히 '가치의 전복'을 논하는 규옥의 등장이 결정적일 것이다. 규옥은 누구나 가진 내면의 정의감에 불을 붙이는 발화점이자 연대를 시작하게하는 인물이다. 그로인해 밀알같은 작은 존재들이 모여 꿈틀거리게되는데, 그 과정이 전혀 극적이거나 비장하지않다. 그들이 모여서 하는 행동, 가치의 전복을 위해 기껏해서 낸 용기로 하는 일들은 그야말로 지렁이의 꿈틀거리는 움직임 - 꿈틀거리는데에 소리가 나는지 의문이지만 난다면 그들의 외침은 고작 그 정도의 소란일 것이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작은 짱돌이 세상을 바꾸는 나비효과가 된 것이 아니라 '유명세는 사십 시간 정도 지속됐다. 곧 다른 커다란 뉴스가 터졌기때문에 이틀이 채 지나지않아, 우리는 이미 한물간 반짝 스타처렁 메인에서 비껴나있었다.(p208)' 뻔하게 별일 없이 돌아가는 세상이기에.

이 소설을 살아낸 등장인물들의 삶이 대단히 변화되었냐하면 그런 것은 없다. 세상에 통쾌한 반격을 했냐면 그렇지도 못하다. 등장인물들이 소설을 관통해 살아낸 후에도 세상은 똑같다. 변한 것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은 독자들로하여금 '그러므로 무기력해지게' 만들지않는다. 어찌보면 '~ 소동'이라는 제목의 동화같은 느낌을 주는 이 소설의 매력은 내가 가상하게 낸 용기를 폄하하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짱돌은 짱돌만큼의 의미가 있다고, 그것은 절대 무의미일 수 없으며 또한 그 자체가 거대한 의미일 수도 없다  -라는 현실의 지점을 있는그대로 보여주는데, 새삼스러울 것이 있는가? 없다.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베테랑의 서도철만큼의 정의감은 없고, 아트박스 사장만큼의 용기는 가지지 못했지만 '이건 잘못된 일'이라 판단해 휴대폰을 들고 촬영을 해 증거를 남길만큼의 양심과 관심과 분노를 가진 평범한 서민들.

소설을 읽으면서 단순함과 유쾌함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서른'이라는 나이의 무게감과 요즘 청년들의 현실이 이 소설의 톤과 어쩐지 어울리지않는 것 같아서이다. 나는 서른을 (매우 다행스럽고 운이 좋게도) 무사히 지나온 한 사람으로서 요즘 청년들의 현실에 대해 부채감을 갖고있다. 그래봐야 이 소설의 여러 인물들처럼 타협하는 성인으로서의, 고작 그 정도의 부채감일테지만.
먹고살기 힘든 현실을 사는 누구에게도 '저항하는 패기'를 기대하거나 요구할 수 없기에, 결국 세상은 바뀌지않으리라는 서글픈 예측을 하게되는 오늘... 이 책은 가볍고 경쾌한 방식으로의 '가치의 전복'을 꿈꾸게한다. 하늘이 무너지는 수준의 대단한 결단, 솟구치는 분노와 패기가 아니어도 된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할 수 있는 저항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만큼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쉽게 읽히는 문장, 암울한 현실임에도 침잠하지 않게하는 장조의 스토리(그저 내 느낌이다)가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와 극단으로 몰고가는 갈등, 새로운 감정의 발견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바로 그런 소설이기에 이 책이 여러 세대에게 부담없이 쉽게 읽혀 더 많은 서른들이 가볍고 유쾌하게 할 수 있는 저항을 하며 세상을 바꿔나가기를 기대해봄직한, 그런 희망을 갖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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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 - 사람도 사업도 다시 태어나는 기본의 힘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김지영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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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재능은 조금 부족해도 되지만
리더의 인품은 부족하면 위험하다.

이 책의 띠지에는
'숱한 밤과 싸워야 할 오늘의 젊은 사업가들에게!' - 사업가의 기본 자질과 능력을 키우는 법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그래서 사실... 읽을까 말까 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업할 일도 앞으로 없을 것 같고 내 인생은 사업과 관계가 없는데? 싶어서 말이다. 뻔한 성공신화, 위인전 식의 자기계발서라 짐작했기에 몇 장 넘겨보고 아니다 싶으면 덮을 심사로 책을 펴보았다. 그런데 전혀 짐작과는 다른 전개여서 단숨에 끝까지 읽게되었다.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진 파트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1. 기본을 바로 세우는 질문 - 왜 사업하는가
2. 사업가의 자질과 능력을 키우는 법 -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가
3.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시 태어나는 힘 - 무너진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가
4. 가시밭길도 헤쳐 나가는 성공의 방정식 - 불같은 열의로 몰입하고 있는가
5. 마지막까지 잃지 말아야 할 초심 - 왜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는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열정, 노력, 땀, 헌신, 투지, 근성, 최선을 다 하면 이루어진다는 류의 핑크빛 환상이 아니다. 물론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에는 그 모든 것이 필요하다. 능력과 열의와 집념... 모두 중요한 요인이다. 하지만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 씨는 '철학' '사람의 마음' '이타심' '배려' '선의'를 보다 더 강조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마치 영성이나 마음수련, 행복, 힐링 관련 책에나 등장할 법한 단어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목차만 보아도 다음과 같다.

선이 부른 더 멋진 세계


그야말로 멋진 표현인 것 같다. 마지막 꼭지의 제목이다.
리더의 인품이 조직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는지, 진정성이 가진 힘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리더의 역할을 해야할 때가 종종 있다. 하다못해 가정에서도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를 고심하게되고, 작은 모임에서도 마음을 한 데 모아 공동의 목표로 전진해야할 때가 있다. 큰 조직이던 작은 조직이던 리더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한 리더가 갖춰야할 기본적인 마인드, 기본을 바로 세우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이 담겨있는, 성공 신화가 아니라 성공 철학에 관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으며 '인품'이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나는 과연 어떤 철학으로 내가 속한 조직에 임하고 있는지, 삶의 태도를 정비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교세라의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처럼 대단한 사업을 일구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속한 조직의 진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숙고해보게 되었다. 어떤 태도로, 어디에 가치를 두고 일을 하고 삶을 살아가야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 쉽게 쓰여진데다가 짧게짧게 편집되어 있어 가독성이 아주 좋은 편이다. 좀처럼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도 무리없이 읽고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금세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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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 권 독서법 - 하루 한 권 3년, 내 삶을 바꾸는 독서의 기적
전안나 지음 / 다산4.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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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책을 좋아했는지를 돌아보자면 까마득한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친구들이 밖에서 뛰어놀고있으니 너도 나가서 놀아봐라~" 엄마의 말에 나가보니 십수명의 동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있었다. 편을 갈라 이어달리기를 하고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마침 짝이 안맞던 터라 아이들은 나를 반겼고, 나는 룰에 맞추어 내 순서에 열심히 뛰었다.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즐기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인 듯 했다. 달리기를 못했거나 싫어했던 것도 긴장했던 것도 낯설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재미가 없었다. 구경하는 것도 달리는 것도 재미가 없어 가만히 지켜보고있다가 슬그머니 집으로 들어와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던 '소공녀'를 다시 펼쳐 읽으며 짜릿함을 느꼈던 기억이 생생하다.

딸아이가 어지간한 어린이들은 손꼽아 기다리는 학교 행사인 '운동회'를 '어쩔 수 없이 참고 견뎌야하는 날'이라 표현했을 때,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얼마나 재미없을까... ㅋ 영문을 모르겠는 으쌰으샤 응원소리, 그 가운데에서 마치 섬처럼 동떨어져있던 나. 언제 끝나요?를 물을 수 밖에 없었던 아이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 날, 그 어지러운 움직임과 심각한 소음에서 벗어나 아무도 없는 조용한 집에 돌아와 읽는 책들은 마치 무질서의 세계에서 질서의 세계로 나를 이동시켜주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이 말하고, 그 다음에 다른 사람이 말한다. 주인공들이 걷는 길을 이유없이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다. 물론 걷다보면 장애물을 만나게 되기도 하지만, 그 등장에는 필연 이유가 있다. 등장인물이 움직이는 데에는 내가 알아채든 그렇지 못하든지 이유가 있었다. 팬텀싱어1에서 마이클리가 어떤 출연자(유슬기?)에게 조언을 하며, "움직이는 데에는(제스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해."라는 말을 했었는데, 하여간 동화나 책 속의 인물들의 행동과 말에는 어떤 연유가 있었다. 그것이 마침내 이야기가 모두 끝난 후에 드러날지언정...
나에겐 그것이 질서로 느껴졌고, 연유를 알 수 없는 일이 허다한 현실보다는 훨씬 더 안심이 되는 세계였다. 그리고 적어도 책 속에서는, 아무리 별로인 책이더라도 주어와 술어가 맞고 문장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뒷 문장이 앞 문장을 반박하는 자가당착같은 일은 거의 일어나지않았다. 어느 정도의 논리를 갖추고있는 그 세계는 무질서한 현실에 비하자면 질서있는 세계였다. 꼭 그 이유만은 아니었겠지만, 그런 이유로도 나는 책이 좋았다.

종종 만나는 친한 동네 언니가 있는데, 우리집에 책이 쌓여있는 것을 보고는 내게 "왜 책을 읽어?"라고 물은 적이 있다. 순간 뭐라 답할지 몰라서 "재미있어서..."라며 말끝을 흐렸는데, 지금도 딱히 다른 답을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저런 복합적인 감정을 설명할 능력이 내게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평생 책을 두 권 정도 읽은 것 같다는 그 언니의 입장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피차 그럴 것이다.

1천권 독서법을 읽은 이유는 그 언니가 책을 한 번 읽어보고싶다고 했고, 자녀를 키우면서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고 해서였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이과형(좌뇌형) 두뇌를 가진 사람으로 어떤 계기를 통해 1일 1권 독서를 시작해 1000권의 책을 읽게된다. 보통 실용주의자, 현실주의자들은 일단 왜 읽는지 읽으면 무엇이 좋은지를 알아야 행동할 수 있는 것 같다. 효용없는 일에 전력을 다 할 이유는 없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효용으로 설득을 해야할테지. 저자 역시 독서 연수에서 강사가 한 말에 이끌려 독서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굳이 이렇게까지 읽어야할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사람들이 존재하는 법이니... 치열한 삶에 만족했던 시절이 나에게도 분명히 있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피로에 성취와 만족을 느낀다. 그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되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렇게 목표를 갖고 노력하다보면 책을 읽는 경험이 쌓이게되고 당연하게도 독서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내 생각에 독서는 재미없기가 힘든 행위이다. 읽지않아서 재미가 없는 것이지, 많이 읽다보면 어떻게든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고 빠져들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목표를 갖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워킹맘 전안나 씨의 일상 자체가 자극이 된다. 그리고 저자는 왜 읽는지에 대한서도 명쾌하게 설명하고있다.(백프로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의 즐거움이나 독서를 하는 이유를 알고싶은 사람들이라면 전안나 씨의 도전에 자극을 받아 시도해보고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본인 말로 "책과 담을 쌓고 지냈다."고 하는 그 언니에게 가이드북으로 선물하려한다.^^
어쨌든 도전, 시작이 중요하다. 설령 이 책 한 권으로 끝날지언정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낫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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