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up 투애니업 - 씨엘 아빠, 이기진 교수의 청춘 일러스트 에세이
이기진 글.그림 / 김영사on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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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건너는 5가지 기술


이기진, <20 up> 리뷰

 

© 네이버 책 정보


너도 이미 어른이야.

남들은 스무 살이 되면 성인 대우를 받고 무엇보다 술을 제약없이 마실 수 있어 좋다고들 했는데, 나로서는 그 나이가 참 애매모호하게만 느껴졌다. 그 때만큼 성인이라는 말이 안 좋게만 들리던 때가 또 있었을까 모르겠다. 아직도 나는 스스로 아이같고 아이이고 싶은데 겨우 한 해 바뀌었다고 아이에서 성인이 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싶기도 했다. 게다가 철딱서니 없는 애들은 어딜가나 많으면 많았지 줄어들지는 않았고, 성인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는다고 해서 우리 나이대의 애들이 모든 걸 스스로 다 책임질 수 있다는 것도 아니었다. 해는 바뀌었고, 책임져야한다고 말하는 것들은 점점 불어났지만 막상 할 수 있을만한 것들은 턱없이 부족했다.



 

"세상은 경쟁할 일들로 넘쳐 난다."

​그래서 정말이지, 20대는 사춘기를 한 번 더 겪는 것 같다. 특히나 대학에 곧장 들어와 혼란을 겪는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각종 고민들이야 언제나 차고 넘치지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일은 '갈피를 못 잡는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항상 앞에 두고 있는 목표라는 게 일관성이 있었다. 시험이면 시험, 대입이면 대입, 같은 반 아이들이 대부분 비슷한 길을 향하고 있고 그 안에서 나는 '다르다'는 느낌을 전혀 갖지 못한다. 오히려 다름 없음에 안도를 느낀다면 모를지언정.

문제는 대학에 들어와서 그 '다름 없음'이라는 게 정말 쓸모 없는 일임을 뒤늦게 깨닫는다는 점이다. 1, 2년 사이에 학교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학생들은 '다름 없음'에서 '다름'으로 갈아타야 한다. 똑같은 것들은 봐주지 않기 때문이라면 조금 가혹하지만 현실이다. 갈피를 못 잡는 가운데 시간은 훅훅 쉽게만 지나간다.

" 세상은 경쟁할 일들로 넘쳐 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학교 성적은 단지 그 일부일 뿐. 죽어라 노력해서 경쟁에서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겠는가! "

p. 34


© 김영사 블로그

청춘을 건너는 5가지 기술.

청춘을 정리하는 데 '겨우' 5가지 기술밖에 안 된다고 하니 조금은 김 빠지지만, 이기진의 <20 up(투애니 업)>은 나름대로 20대에게 필요한 약간의 팁을 작가만의 방식대로 전해주고 있다. 공부, 꿈, 사랑, 인생 그리고 행복의 기술로 정리하는 그만의 방식은 약간은 식상한 이야기지만 여느 교수님이 제자에게 들려주는 덕담 같기도 하고, 그저 농담 따먹기 같기도 하다. 삶의 '지침'을 바라고 대학에 왔지만, 막상 그 어느 것도 정하지 못해 두리번거리는 20대 아이들에게 스승이 건네는 가볍지만 진심이 녹아 있는 조언이라 볼 수도 있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살면서 계속해서 듣고 싶고  또, 들어야만 힘이 나는 그런 말들.



" 개성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먼저 개성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기를 권한다. 그리고 개성 있는 인간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모하고 따라 해 보자.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사랑의 처음 단계는 어설플 수 있다. 하지만 진실된 마음으로 사랑에 빠지면 그 개성을 본인의 것으로 가져올 수 있고 충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사람처럼 되고 싶고, 그 사람처럼 웃고 싶고, 그 사람처럼 행동하고 싶고, 그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본인의 개성을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p. 95​


알록달록한 일러스트는 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글씨는 적고 그림이 많다는 점(!). 이기진 교수가 취미로 그리기 시작한 낙서 같은 그림이 하나의 일러스트이자 작품이 되어 책의 한 켠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때로는 여러 번의 말씀보다는 한 눈에 들어오는 그림 한 장이 더 효과적일 때가 있다. 이기진의  <20 up(투애니 업)>은 마냥 가벼울 수도, 마냥 무거울 수만도 없는 20대들의 고민과 현실에 하나의 작은 울림을 준다. 책장에 꽂아 두고 머리 아픈 일이 있을 때마다 펼쳐보면 딱 좋다.

" '불행한 사실을 믿기 시작하면 진정으로 불행해진다'라는 말을 라파엘에게 해 주고 싶었지만 불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라파엘은 힘차게 공을 차며 사라졌다. "

 

p. 231

 

* 아쉬운 점

책 표지를 보고 나서도 잘 모르다가, 서문을 다 읽고 나서야 작가가 걸그룹 '투애니원' CL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사실 책 표지에 '씨엘 아빠'라고 소개가 되어 있긴 한데 '투애니원' 팬 혹은 인지도를 노린건가, 싶다. 너무 부정적인 마음일까.

힐링 책을 싫어하면 안 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림 좋아하면 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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