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과거, 내가 물속에서 하염없이 가라앉을 때, 나는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 것보다 멀어지고 멀어지며 가라앉는 게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물 밖에선 알 수 없는 형체가 나를 향해 소리를 질러댔지만 내가 들은 건 비명을 삼키는 어떤 소리 비슷한 것이었다 그것이 나의 첫 살의이자 예지몽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믿던 건 그런 게 아니지 않았나 두 발 잘린 새가 착지하는 곳은 나무가 아니라 다른 새의 곁이라고, 미래의 숲은 폭죽과 가까운 모습일 거라고 하지 않았나 아직도 그 대화가 믿기지 않아서 적고 적고 또 적었다

아직 끝이 나지 않았는데도
우는 사람이 왜 이리도 많은 걸까요

그러나 편지를 쓰는 동안 몇 개의 계절이 지나갔다 나는 누구의 선생도 되지 못할 것이며 사실 네가 나에게 가르쳤던 장르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위세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여름은 길고 길어서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고 그게 나의 장르라고 추측했다 나무가 햇빛을 조각내는 동안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편지를 적는 것 적어놓고 보내지 않는 것

스스로 읽어보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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