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는 단어 속에는 얼마나 많은 적의가 감춰져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풀과 나무들이 저토록 맹렬하게 자라날 수는 없다. ‘딛다‘ 라는 단어 속에는 얼마나 아픈 엎드림의 자세가 있는가. 한 인간을 담장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등을 밟고 가라고 끄덕이는 눈빛이 있었을 것이다. 담장 안이 불타고 있다면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