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죽어서 그곳에 묻힌다

아이들이 어깨를 맞대고 커져 간 움집을 파낸다 아이들은 죽어서 그곳에 묻히지만 나는 살아서 모종삽을 가지고그곳으로 간다 아이들의 발톱에 모종삽이 닿을 때 나는 삽끝으로 아이들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모종삽 모종삽 그곳을 파낸다 아이들의 발이 드러난다 발이 많다 그곳이 뛴다

바람이 얇은 커튼을 제치며 낙원으로 노를 저어 간다 잎을 뚫고 팔분음표처럼 새들이 떨어지네 모자를 벗으면 어둠이 커지고 그들의 어머니는 영원한 자장가를 부른다 모종삽으로 솟은 발가락을 두드려도 평원은 하늘을 안고 움직인다 어른들은 주머니 안에서 양초를 켠다 환한 노래들이 밀려간다

자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박수를 치자

- 「반도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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