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을 끓여야겠다 싶을 때 국을 끓인다
국으로 삶을 조금 적셔놓아야겠다 싶을 때도
국 속에 첨벙 하고 빠뜨릴 것이 있을 때도

살아야겠을 때 국을 끓인다
세상의 막내가 될 때까지 국을 끓인다

누군가에게 목을 졸리지 않은 사람은
그 국을 마실 수 없으며
누군가에게 미행당하지 않은 사람은
그 국에 밥을 말 수 없게

세상에 없는 맛으로 끓인다
뜨겁지 않은 것을 서늘히 옹호해야겠는 날에

- 「11월의 마지막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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