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교육 민음의 시 260
송승언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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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들어왔다가 어디로 나가는
내가 나였다가 나 아니게 되는

비 온 다음 날 길 위의 웅덩이들처럼
다음 날의 다음 날처럼
네가 있던 방으로 들어가는 나 있을 때

혀가 슬슬 망가지고
시는 이미 망가졌고

길에서 나 붙잡은 사람이
당신이 묻힌 뒤 당신은 어디로 갈 것 같냐고 물을 때
어디 안 가요 대답하고 네가 있던 방으로 갈 때

망가지지 않는 죽음이
어떤 추상에서 벗어나
어떤에서 벗어나
오늘 오후 구체적으로 내 무릎 위에 포개어질 때

- 「문틈에서 문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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