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기다리기 위해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낮이 길어지면 지루해서 하품을 해댔다 봄 안에서 봄을 기다렸다 보지 않은 것처럼, 아직 볼 게 남은 것처럼 밤은 남몰래 어두워졌다.

봄밤에는 산책하는 연인들이 있었다 모래알들을 밟으며 앞길을 내다보았다 막막했다 눈썹달을 바라보며 좋은 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봄이 코앞이라고 믿기로 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봄을 기다렸다 너 없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까마득하구나

- 「봄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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