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아지려고 교회를 다닙니다 주보로 비행기를 접으면 엄만 속상해하셨지만요 거기 적은 소원은 지킬 만한 비밀 치마를 뜯어 만든 내 바지엔 주머니가 없습니다

붉은 얼굴로 손에 쥘 수 있는 것들만 생각합니다 소문으론 허기를 감추지 못해서요 버짐이 정오 수돗물로부터 집요하게 전염됩니다 아이들은 돌려 말할 줄을 몰라나를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언 손으로 책장 넘기며 그립던 빼빼한 여름, 종이마다 검은 곳은 내가 넘어진 자리구요 저녁 어스름이 악어 눈을 뜰 때까지 나는 구름 쳐다보는 일을 그만두지 못했습니다 내색하는 건

무서우니까 오늘 밤에도 기도를 해야지 종일 정글짐이
나 오르내리면 아무리 추워도 죽을 만한 겨울은 없고 운동장은 왜 얼지 않을까, 혼자 소매로 모래를 쓸며 궁금합니다 미친 여자 가랑일 봤어, 낄낄대는 소년들 나는 문득 태어난 일이 쑥스럽습니다.

- 「홍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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