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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평점 :
참 이상하다.
'백년을 살아보니'란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이 생긴 나 자신이 조금은 놀라웠고,
그 중에서도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네"라는 책속의 소개글을 보고는 꼭 이책을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한 내가 신기했다.
난 어쩌면 마음속에서, 나에게도 다가올 중년이후와 노년의 삶에 대해서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거나, 지금의 외로움을 두려워하고 있거나, 아니면, 이전보다 좀더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젊은시절을 훌륭히 보낸 철학자에게서 그가 들려주는 삶의 의미에 대하여 경청하고 싶었던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을때는 나도모르게 '내가 어르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마음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되는 고유한 감정들 중에서 어느 한 부분 내지는 단계인것 같았다. 아뭏든 독서를 거듭할수록 나도 모르게 책을 읽는 습관과 독서를 함으로써 느낄 수 있는 다른 감정들을 체험하고 체득하게 되는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철학교수님인 저자는
행복론/결혼과 가정/우정과 종교/돈과 성공 명예
의 순서대로 자신이 100여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바를 아주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특히, 에피소드나 겪었던 일들을, 어떤 나이대에 일어났던 일인지를 대부분 기재하였는데, 난 그 부분이 나쁘지 않았다. 또한 60대 이후, 70대이후, 80대이후 등,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마음속에서 변화되는, 물질적 소유나 세속적 욕망에 대한 변화들을 구체적으로 기술한 부분을 읽을때는, 저절로 내 모습을 상상해보게 되었다.
일생을 살며,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하는 삶이야 말로 행복하고 의미있는것이라는 주제의식 못지않게, 새롭게 보이는것이 생겼다.
이 세상에 갓 태어난 아가부터 100년 가까이 살아오신 어르신까지, 세상은 삼대 또는 사대 이상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조화로운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더불어 살아가는 한, 우리는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 같은세월을 공유한다. 참으로 신기하고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