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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Z ㅣ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평점 :
인천으로 외근 나가는 길에 지하철에 앉아서 읽고있었다.
바로 옆에 앉은 할아버지께서 계속 보시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많이 느껴졌지만) 전혀 느껴지지 않는듯 무시하고
담역에 내릴 준비하는데
때마침 할아버지께서 물어보셨다
"복지학과 책인가요?"
...
...
책을 덮었다. 바로 내려야되어서 대답을 못했지만
사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다.
할 말이 너무 많기도 하고 없기도하고 정작 입밖으로 나온 말은 하나도 없었다.
그때 읽던 페이지가 116쪽 인도, 수중 구울들에게 붙잡히는 사람들과,
기적적으로 배에 구조되는 사람들이 뒤섞인 아비규환이었다.
흠, 복지학과 책이라고 합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미국 용병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 용병을 고용한 보스는 연예인,유명인사들을 미국 어느 섬에
요새를 만들어 보호받도록 하고, 그 상황을 인터넷 실시간 중계했다.
그때 <적들>이 몰려왔는데 좀비가 아니고 산 사람들,
안전한 곳을 찾는 민간인들이 몰려온 것이다.
전 세계에 인간 이라는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할 정도로 큰 위협을 받는 순간,
이 작가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세계 각국의, 주로 미국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인터뷰 형식의
재난 보고서를 출판했다.
이게 미국에서 왜 그렇게 인기가 많으냐. 재미있어서다.
눈 돌릴 틈 없이 재미있다.
장면 묘사가 상세해서 눈앞에 그 상황이 그려질 정도이다.
그리고 미국인(장르문학애호가)들이 보고싶어하는 장면이 들어있어서라고 생각한다.
한국-북한에 대한 글이 대부분.
일본-나는 오타쿠였어요 라고 시작했다. 이 부분에서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영국-여왕이.. 택한 행동까지.
어쩜 예상한 그대로냐.
처음 그 사건이 발생하고서부터 거의 종식상태임이 선포될 때까지.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는 인터뷰들은 다 읽고 책을 덮을 때
마치 나도 함께 이들과 좀비전쟁을 겪은 생존자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좀비 문학,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뷰 형식, 아래에 분명 작가가 넣고싶어서 넣은 주석들,
530쪽에 달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를 놓치지 않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 체력 보강을 위한 가벼운 운동과 내가 쓰기 유용한 무기 정도는 상비해 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