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급 슈퍼 영웅 NFF (New Face of Fiction)
찰스 유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와우! 찰스 유 단편집!!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의 저자다!!


목차는 요렇게 귀여워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1. 3등급 슈퍼 영웅은 04년 셔우스 앤더슨 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떤 글일까 궁금했는데 굉장히.. 제가 많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대단하지 않다면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3류인, 슈퍼영웅이 되고 싶지만 보잘 것 없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가

습기맨(모이스쳐 맨)이라는 촉촉한 이름 대로

대기의 습기를 모아 물풍선처럼 던지거나, 물 한 컵을 동료에게 주는 등의 능력인데,

다른 초능력자에 비해 하늘도 못날고, 그저 착한 편에 동그라미를 치는 게 고작이라

4년째 슈퍼영웅에 낙방합니다...

 

그래도 대단치 않은 이 사람에게 막 연민과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저도 그렇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설까요.

2. 401(k)

   미국에서 시행되는 퇴직 연금제를 저렇게 부른답니다.

   처음엔 이 글의 분위기에 적응 못하다가, 바로 두번째 쪽부터 바로 몰입하게 됩니다.

 

p50

우리는 <일요일 오후>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 주택지구 이름은 <고급 자동차 광고>이다.

우리가 이런 곳에 살게 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내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아내는 <수입 맥주 광고>의 <예쁜이>였다.

 

웬만한 모든 명사-사람 이름, 동네 이름, 차량 이름 등-가 다 그 광고 문구와 <>로 되어 있습니다.

편집과 번역이 힘드셨겠다.. 싶었어요.

지금 세상에 모든 것들은 다 상품이고, 우리도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보였습니다.

아마 다른 분이 읽으면 또 다를 수도 있고요.

상품속에 파묻힌 상품이 되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읽다보면 어느새 이런저런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 그 자신이 된 남자

그가 데이비드가 되었습니다.

좀 형이상학적이라고 할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대체 내가 뭐지?' 하는 느낌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아요.

위의 401(k)는 마케팅 속의 하나가 되어 '나'를 잃었다면,

그 자신이 된 남자는 '내가 뭘까?'라는 질문에 좀 더 근본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p69

예를 들어 데이비드는 자신을 3인칭으로 일컫는 버릇이 생겨났으며, 점차 그렇게 부르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의 변화를 주변에서도 눈치채지만 아내만큼은 눈치채지 못하는 것도,

어찌보면 알아차릴 수 없는 사건을 주변인과, 아내 사이의 차이가 만들어져서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라

그것도 나름 가족의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4. 자기연구에 대한 문제들

제가 수학을 잘 못해서 자세하게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나의 생활을 수학적으로 나타냈습니다.

이를테면,

 

p95

1. 시간 T=0

A는 x축을 따라 정서쪽으로 시간당 칠십 킬로미터(70km/h)의 상수 속도로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고 있다.

그는 기차 뒤에 서서 자신이 출발한 곳이자 대학과 그의 친구 몇 명이 있는(6,3) 위치의 마을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고 있다.

...중략...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 A의 마지막 위치를 계산하시오.

 

이런 느낌입니다.

그런데 보셨다시피 그저 사실관계만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애정어린, 외롭다, 사랑하는 이 등등 수학이나 사실관계로 표현하기 힘든 표현들이 계속 나오는데

수학적인 표기는 이런 감정들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고 한발짝 물러서 보는 느낌을 표현한다거나

아니면 오히려 그런 감정들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장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5. <나>로 보낸 내 마지막 날들

이것도 보여지는 <나>(쇼에 나오는 나, I)와 그것을 느끼는 나(me)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쇼에서 일상생활을 연기하는 <나>에 대한이야기입니다.

다른 단편처럼 <나>와 나 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번 것은 가족과의 관계입니다.

이렇게 쇼의 한 장면이 연기되고 그리고 그 연기에 대한 설명을 내(me)가 하게됩니다.

 

이런 서평을 쓰면서도 고마운 것이,

서평에 줄거리를 쓰면 책을 읽을 다른 사람에게

미안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서평을 써도 다른 사람의 서평이 궁금할 정도입니다.

서로 읽고 나서 느끼는 느낌이 다 다를 것 같아요.

참~ 좋은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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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ong su 2014-10-16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