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숨의 조각
이다 투르페이넨 지음, 정보람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평점 :
한순간의 상실과 기나긴 회복의 여정.
사라진 존재들에게 바치는
가장 특별하고 아름다운 부고.
한때 세상에 존재했지만
이제는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것들.
무언가를 잃는다는 건
단순히 사라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함께했던 시간과 기억은
남겨진 이들의 마음속에 오래 머문다.
사라진 존재를 기억하고
그 흔적을 이야기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건넬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작별이 아닐까.
세상에서 사라지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그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일만으로도
의미 있는 애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한 종류의 새가 사라진다고 해도
큰 주의를 끌지는 못한다.
여기저기서 새들이,
유럽의 바닷가에서는 큰바다쇠오리가,
베링해에서는 스텔러의 안경가마우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수집가들은 슬퍼하지 않는다.
제비 한 마리로 여름이 찾아오지 않듯이,
날지 못하는 커다란 새들은 유감스러운 예외이자,
생기 있는 새들의 무리 속 멜랑콜리한 비정상일 뿐이니,
사냥꾼들과 수집가들은 자기 일을 계속할 뿐이다."
상실의 슬픔 속에서도
기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