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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평점 :
“지금 지쳤나요?”
복잡하고 때로 가혹한 도시 속 삶,
잠시나마 쉬어 갈 나만의 ‘은신처’는 어디에 있을까?
도쿄라는 도시의 거대한 규모와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과 감정을
정교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러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전개되며,
각각의 이야기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욕망,
외로움, 희망을 담고 있다.
도시의 소음과 혼란 속에서도
인간의 내면이 얼마나 섬세하고 복잡한지,
그리고 그들이 겪는 갈등과 성장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이며,
도시의 소리와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마치 도쿄의 한복판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도시의 빠른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독, 희망, 사랑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현대인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꼭대기 ‘전망 좋은 방’에 도착하자 어머니의 눈이 커졌다.
“엄청난 경치구나.”
애석하게도 날씨가 좋지 않았으나
오늘도 황거의 상록수 숲 너머로 거울 유리로 둘러싸인
마루노우치의 고층 빌딩들이 산맥처럼 이어져 있다.
해자 옆의 포장도로 가로등이 흐리게 빛나 번져 보인다.
평일임에도 기획전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붐볐는데
이 방은 여전히 조용했다.
어머니는 와이어 체어에 기대 상당히 오랫동안
눈앞의 풍경에 몰입했다.
히사노도 그 모습에 안도했다.
생각해보면 여기서 보는 풍경만큼 도쿄다운 건 없다.
어머니가 현대 미술을 진심으로 즐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황거와 마루노우치의 빌딩들, 도쿄타워라는 도쿄의 상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모습은
이따금 도쿄에 오는 어머니에게는 작은 선물일 수도 있겠다.
얼마 후 어머니가 감개에 젖어 훌쩍 내뱉었다.
“너, 여기서 계속 애를 썼구나…….”
도시의 화려함과 동시에
그 이면에 숨겨진 그림자들을 조명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도시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이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작가의 뛰어난 문장력과 섬세한 묘사는
독자에게 도시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인간의 깊은 감정을 전달하며,
읽는 내내 몰입과 감동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