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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영화관 ㅣ 북멘토 가치동화 6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수상한 영화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도 어떤 장소가 떠오를 거예요.티비에서 본 장소일 수도 아니면 직접 가 본 장소일지도 몰라요.
어떤 상황으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가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아서 그 인기가 사그러진 곳. 저도 여러 곳 알고 있어요. 그곳에 가면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런 곳.
수상한 영화관은 처음엔 공포물인가 할 정도로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았어요. 이 점에서는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했죠. 도대체 왜 아무도 없는 영화관에서는 매일 그 시간이 되면 영화가 상영되고 조금 무섭게도 44번 자리에는 안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이 미스터리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5학년 친구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죠. 별 생각없이 그 자리에 앉았다가 다들 다치고 사고가 나고 찝찝한 마음에 떠날 수 없게 되어 실마리를 풀기 위해 강연희라는 분식집 사장님을 매일 찾아갑니다.
그 분이 분명 영화관과 연관이 있을 거라고 믿고 다열 44번 자리에 나타나는 그 할아버지와도 연결점을 찾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용이 삼촌은 본인이 인플루언서라면서 사진도 찍어 올려주겠다고 하고 영화관 안도 마구 찍으려 들죠. 아무 생각없이 올리는 그런 사진과 댓글들 때문에 피해 입은 곳이 이 마을이었는데 말입니다.
‘사람들은 말을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한 능력들이 있어. 남의 영화관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하지 말고 김밥이랑 어묵이나 먹어. 오늘은 왜 사진을 안 찍니?하긴 한번 찍고 나면 시시해지긴 하겠다.늘 새로운 것만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그렇겠지.’
뭔가 팩폭을 날리는 듯, 가시가 돋힌 말 속에서 그 진실을 찾으셨나요? 여기부터는 정말 확신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쌀쌀맞은 강 사장님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구요.
펜션집 할머니도 이런 말씀을 하죠.
‘댁들이야 잠시 왔다가 가면 그만이고 사진 찍어 올려놓고 조금 지나 버리면 그만일고 망하든 흥하든 관심 꺼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그렇지가 않다, 이 말이유.’
어떻게 생각하나요? 우리가 여기저기 찍어 올리는 사진들이 당자자에게는 아주 행운일지도 혹은 불행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인터넷에도 이런 경우 많이 보죠. 어떤 한 사람의 말이나 사진 한 장의 파장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
백 년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위해 건강을 담보로 그 자리를 유지한 할아버지는 그 영화관을 지킨다는 것보다는 그 정신을, 그 역사를 지키려는 것 아닐까요? 너무 쉽게 그 장소가 지닌 시간들을 바꾸려하고 가볍게 여기는 우리들도 경각심을 가져야 해요.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우리가 나이들어서도 혹은 우리 자손들도 그것이 어떤 장소이든 물건이든 함께 공유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