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가에쓰 히로시 지음, 염은주 옮김, 기타무라 다이이치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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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생소한 소재로 글을 썼다고 생각했어요. 일본 남극 기지의 첫 썰매견들의 이야기.
기록 형식으로 전하는 이 글이 호기심도 자극했고 사실 정말 그 개가 누구일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더해서 우리나라도 이런 과정이 있었을 텐데 우리나라도 이런 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 , 그리고 무척 마음이 아픈 책이었습니다.
인간이 지구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아닌 누군가의 희생이 요구되고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하지 않고 혹은 잊혀져 가고, 그런 것들이 어쩌면 이제는 당연하고 무덤덤해진, 심지어 생각하지도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죠.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그 여운은 꽤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아요.
남극의 과학자 그리고 개들의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데 ...개들의 충성심을 보여준 , 알고 있지만 너무 마음아파 외면하고 싶은 현실을 마주하게 합니다. 개와 사람의 교감은 물론이고 남극 탐사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야기라 그 당시의 어려움도 전해집니다.
남극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썰매견들이 필요하겠죠? 그 선발 과정부터 훈련과정, 남극에 가서의 과정들도 우리 일반인들이 알지 못했던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어 새로운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도 함께 있지만 마지막은 먹먹해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합니다.
일본 최초의 남극 탐험대 1차 월동대원이었던 기타무라 다이이치는 남극을 떠나면서 남겨졌던 개 중 살아남은 타로, 지로와 재회로부터 23년이 흐른 후에 같은 1차 월동대원이었던 선배로부터 9차 월동 때 남극 쇼와 기지에서 ‘제3의 개’의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믿어지지 않았지만, 당시 일본의 남극 월동 사상 첫 번째 희생 대원의 시신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개 사체 발견은그에 묻히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지요. 누가 이 개의 이름을 기억할까요?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규슈의 신문사 기자가 규슈 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다 퇴임하고 요양원에 있는 기타무라 박사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죠. 하지만 여러 자료를 함께 찾고 기억을 더듬고 여러 사람을 찾아다니며 기억의 조각을 맞추기 시작하지요.

인간에게 버려진 15마리의 가라후토견 그리고 타로, 지로와 재회로부터 10년 후 기지에서 얼어붙은 사체로 발견된 개가 어느 개인지 추적하는 과정은 기타무라 박사의 사죄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언제는 그렇듯이 정부는 이들에게 애도의 마음이 없다는 것이죠. 개인이 기억하는 이 가라후토견에 대한 마음, 그리고 인간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다해 충성을 다하는 모든 동물들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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