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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김복준 - 미치도록 잡고 싶은 어느 형사의 수첩
김복준 지음 / 이상미디어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 김복준은 32년간 수사에 몸담았던 형사로 현재는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며 경찰교육기관에서 후배들양성을 하며 미디어에 패널로 등장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백년손님 '자기야' 프로그램에도 패널로 나오신 적도 있고,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나오는 송강호가 실제 김복준 형사님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한다.
『형사 김복준』 은 영화같이 멋진 형사의 무용담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형사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그가 서재에서 쓴 일기장을 그대로 엮어 책으로 낸 느낌이다.형사들의 고난, 형사가 범죄자가 된 이야기, 아슬아슬하게 죽음을 비켜간 이야기,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게 된 노하우, 잔인하고 슬픈 사건들, 범인으로 오해 받은 이야기 등 100여 개 가까운 에피소드를 포함해 그가 직접 지은 시도 실려있다.
상대가 누구든 사건 앞에서 만인은 공평해야 한다는 소신과 함께 한 번 사건을 물면 놓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독한 별명도 많이 얻었는데 '쌍심줄' '악질 형사' '에이즈 형사'로 불렸다고 한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들 몇 개를 말해보자면,
한 번은 그가 면허시험장으로 인사이동 됐을 때, 시험검정원들을 감시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이 구내식당이 아닌 밖에서 누군가와 점심 밥만 먹고 오면 청탁을 받아서 면허를 합격 시켜줬다는 소문이 나자, 화가 나서 아내에게 도시락을 싸 달라 해서 다녔더니 이번엔 또 혼자 튀려는 유별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한 번은 그가 잠복 수사를 위해 길거리에서 위장하고 있을 때
하필 그 동네를 지나가던 동창이 그를 알아보고,
그 다음부터 그가 실직해서 이혼하고 거리를 떠돈다는 소문이 나서 한동안 해명한다고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그는 늘 사건 현장에 가면 마분지를 깔고 향을 피웠다고 한다.
억울한 죽음이면 자신이 반드시 잡아서 처벌해주겠다며 약속했었다고 한다.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항상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거나 아는 척을 해오면 경계하게 된다고 했다. 선배들에게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본능적으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의심하며 경계 태세를 갖추게 된다고 한다. 매 순간 긴장해야 하는 삶이라니 그것이 얼마나 살 얼음 판 걷는 일인지 형사들의 애환이 느껴졌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많아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