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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파도는 다시 오지 않아 - 오늘 치는 파도는 내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딱 한 번의 파도니까
김은정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8월
평점 :

'삶이 나에게 레몬을 준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살아가면서 레몬처럼 시고 쓴 고난이 온다면, 전화위복으로 삼으라는 말이었는데 책의 저자는 인생의 고난을 파도에 비유했다.
'오늘 치는 파도는 내가 인생에서 만나는 딱 한 번의 파도다'라는 표현이 신선했다.
나는 항상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최악의 상황을 먼저 떠올리며 차선책을 만들어놓고 시작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내가 겪을 상황과 고통이 비슷할지언정 똑같은 상황이 두 번 다시 오진 않는다고하면 왠지 안심이 된다. 그 문장을 보면서 정말 딱 한 번 치는 파도라면 '그래, 한 번 해 볼만 하다'는 이상한 용기를 갖게된다.
저자가 인생에서 가장 처음 좌절을 맛 본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학교를 다녀오니 집에 빨간 딱지가 붙어 꿈꾸던 대학을 포기했다. 대신 눈을 낮춰 장학금을 주는 대학으로 진학했다. 대학을 다니며 보수적인 부모님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져 해외에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졸업 후 관련회사에 취업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미혼여자가 해외지사로 발령받아 혼자 근무하는 것이 가능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마침 연애하던 직장동료와 결혼을 하면서 꿈꾸던 해외로 출국하게 된다. 그리고 해피라이프가 펼쳐질 줄 알았지만 그 뒤로 굴곡많은 기나긴 이방인의 삶을 살게 된다.
모든 선택은 좋든 나쁘든 그 결과가 생긴다.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했던 선택들이 모두 좋은 결과를 불러온 것은 아니었다. 항상 인생에는 좋았던 결정과 나빴던 결정들이 공존했다. 선택이 좋았을 때는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윤택하게 지낼 수 있었지만 나빴을 경우에는 모든 책임을 스스로 떠안아야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들도 발생한다. 그러고보면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구체적인 일은 모두 달라도 결국 큰 희노애락의 틀은 비슷한 것 같다. 물론 그 크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좋은 건, 오랜 시간이 흘러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좋았던 일도 불행했던 일도 그냥 하나의 사건이라고 치부할 수 있었던 점이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사건이 왜곡되어 좋게 포장된 부분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러기위해서는 그 모든 걸 좋게 떠올릴 수 있을만큼 현재 내 삶이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았다. 항상 나이가 들면 과거 일어났던 사건들에 의연해질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건 그 때의 내가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니. 결국 극복하는 것은 나의 몫이구나.
저자는 요즘 좋아하는 미술과 음악을 감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인생이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무언가를 애호하는 마음이 삶의 풍요로움을 가져왔다고 한다.
어떤 것을 열렬히 좋아해 본 사람의 인생은 이전과 다르다.
러시아 출신의 화가 '마크 로스코'는 '나의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내가 그 것을 그릴 때 경험한 것과 같은 종교적 경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살다보면 정말 사소한 것들로 큰 위안을 얻는 경우가 많다. 시원한 바람이나 귀여운 동물이나 따뜻한 인사 같은 그런 것들.
아직까지도 인생은 답을 모르겠다.
누군가는 인생의 고난을 진취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다른 누군가는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적응해 간다.
어떤 방법이 더 옳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나아가는 것이 결국 중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