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버려도 되나요? - 당신과 닮았을지도 모를 _ 나의 가족 이야기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정재선 옮김 / 책으로여는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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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고바야시 에리코'는 만화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다가 자살을 시도, 현재는 사무직으로 일하면서 만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정신질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뉴스에서 아동학대, 가족간 갈등이 많이도 보도됐다. 그래서였을까? <가족, 버려도 되나요?>의 '가족'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처음에는 그녀가 가족에게 받은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고, 그녀의 가족들은 학대범이나 폭력범과 같은 아주 못된 인물들이고 그녀는 거기서 힘들게 살아남은 피해자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용은 내 예상과 조금 달랐다. 책의 내용은 에리코의 부모님들과 에리코의 이야기로 그녀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루어진다. 에리코의 부모님들은 주어진 의무에 충실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지 못했고 에리코에게 어두운 어린시절의 기억을 남겨준 건 사실이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나쁜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그들 나름 가지고 있는 상처들과 아픔, 괴로움을 극복하지 못해 가족에 융화되지 못한 사람도 있었고, 그걸 기다리지 못해 떠나간 이들도 있었다. 에리코의 가족들은 모두 각자의 행복을 위해 가족해체를 택했지만 편하다는 느낌은 받을지언정 온전히 행복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탓할 수는 없었다. 모두가 서로에게 완벽하진 못했고 자신을 돌보기에 급급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날은 증오심에 어느날에 슬픔에 젖으며 지내다가 오랜 시간이 흘러가면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특히나 아버지와의 일화가 슬펐다. 에리코는 아버지를 15년 이상 보지 못했는데 에리코가 먼저 아버지에게 연락을 한 순간도 있었으나 다른 친척들에 의해서 아버지와 연락을 취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당시 에리코는 내내 아버지를 걱정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아버지가 직접 에리코의 집 앞으로 찾아와 에리코의 독설에도 덤덤하게 음식이 담긴 봉투를 건내고 돌아가는 순간도 있었다. 결국 두 부녀는 마지막까지 엇갈렸다고 해야할까. 에리코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이해하게 되었고, 아버지도 에리코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졌던 것 같다. 가족간에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인 것 같다. 세상에 나만 덩그러니 남겨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가족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참 가족이란 어느 한 가지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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