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
이용덕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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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이용덕 님은 재일 한국인 3세로 사이타마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최고 사립대 중 하나인 와세다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하고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로 문예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는 재일 한국인 청년들의 분노와 슬픔을 담은 역작이라 말하고 있다. 일본이란 나라는 참 오묘하다. 내 주변에는 유난히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이 많은데 일본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일수록 차별을 겪으며 살아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예전에 내 지인은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일본인 집 앞을 지나가면 아예 확 하고 커텐을 쳐서 집 안을 가리는 행동을 통해 한국인과 함께 사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것을 표시하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대놓고 차별하지 않지만 일상 중 자잘한 일들을 겪는데 예를 들면 여행을 가도 일부러 많이 걸어들어가야 하는 호텔 방을 배정해준다던지, 자국민이 들으면 알아듣지만 외국인들은 잘 모를만한 비매너적인 언행을 하거나, 일어날 수 없는 실수를 하고 밝혀지면 몰랐다고 변명하는 그런 부분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았다. 얼마 전, 코로나 사태로 전 학교에 마스크를 배부하면서 조선학교는 제외한다는 일본의 발표를 보면서 씁쓸했는데 우리나라였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걸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부 사람들과 일본 극우단체가 모든 일본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좋지 않다.

책에서는 여러 명의 재일 한국인이 등장한다. 혐한으로 가득한 일본 사회의 모습들을 보여주며 그들이 반격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사이다 가득한 결말도 아니다. 결과가 무엇이든 그들이 그동안 받은 상처가 치유되는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는 자신을 향해 가해자라고 범죄자라고 손가락질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내가 정말 잘 한 것일까?' 고민하며 또 다른 고통까지 떠앉는다. 작중에는 성공한 이도 있고 실패한 이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발버둥 쳐도 바뀌지 않는 혐오사회의 현실을 보면 슬퍼진다.

작가는 이 작품이 자신의 도발이자 도전이라고 말한다.

재일 한국인의 눈으로 일본 사회의 편견을 잘 그려낸 소설 아닌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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