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래잡이 - 라말레라 부족과 함께한 3년간의 기록
더그 복 클락 지음, 양병찬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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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 복 클락의 '마지막 고래잡이'는 라말레라 부족과 함께한 3년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로웰 토머스 북어워드상 수상. 텔레그래프 올해의 최고 여행서. 햄프셔 가제트 2019년 최고의 책 등 많은 이력을 지녔다.


라말레라 부족은 우연히 이전에 다큐를 통해 한 번 본적이 있었는데 소수민족인 원주민들의 꾸밈 없는 삶을 그대로 담은 영상물이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그들의 열정과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책임감과 간절함이 화면 너머로 전해져오며 눈을 떼지 못하고 봤던 기억이 있다.


라말레라 부족은 인도네시아의 원시 부족으로 수세기동안 대나무로 만든 작살로 고래를 잡으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들이 잡는건 비교적 작은 돌고래부터 거대한 향유고래까지인데 가장 큰 성년 향유고래는 무게가 60톤이나 된다고 한다. 아버지를 따라 전통을 이어 고래잡이 사냥꾼이 되려는 아들들이 많고, 전통과 현대 문명사이에서 갈등하는 부족민의 모습들도 나타난다. 


처음에는 고래를 잡는 아슬아슬한 모습에 집중해서 보게되었지만 나중에는 등장하는 가족들의 사연을 알게되고 그들이 느끼는 책임감과 감정에 이입하게 되다보면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일지 그들과 함께 고민하게 된다. 



절벽 가까이에서 터전을 잡고 있으며 바다에 항상 나가야 하는 업을 삼고 있기 때문에 그들 부족은 자연스럽게 샤머니즘이 발달했고 매년 그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5세기 전 인도네시아에 쓰나미가 왔을 당시에 라밀레라 부족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더욱 의지하게 되었을 것이다. 한 번 의식을 치르지 못한 시기에는 어김없이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는데 그들은 그것을 기꺼이 자신들의 탓으로 여겨 책임지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화가 난 조상님들이 고래를 보내 혼을 냈다고 표현하는데, 사고와 더불어 거짓말같이 그렇게 많은 노련한 사냥꾼들이 그 기간에는 단 한마리의 고래도 잡지 못했다고 하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물교환 시장이 이루어지고있으며 숲에서 수확한 재료로 전통의상도 짓고 있는데 상징성있는 문양도 새긴다. 다채롭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들이 인상깊다. 하지만 점점 전통을 이어갈만한 사람들이 줄어가고 있어 언제까지 부족이 유지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생존을 위한 고래잡이가 허용되고 있지만 대나무 작살로 고래를 잡는다는 것은 너무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오래도록 이어져온 문화가 언젠가는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면 그것또한 슬프다. 지구촌에 남은 마지막 고래잡이 부족에 대한 기록이 많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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