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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규칙 -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수정빛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나답게 살아가는 모습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저자는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발견하는 괴로운 유년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사건의 최초 목격자로 경찰서에 갔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인생사 모두의 고통도 경험도 다르다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을 상실한 슬픔은 고통 중에 최상위라고 하는데 가장 예민한 사춘기 시절 그 모습을 목격했던 것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스스로 비극적인 경험이라고 말하는 그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용기가 생겨났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지는 일들도 많지만 종종 과거의 어떤 기억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또렷해지곤 한다.
부정적인 기억은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진해졌다.이 부정적인 감정은 현재에 머물러 있는 나를 끌어당겨 과거에 살게 했으며, 자존감을 갉아먹는 괴물이 되어 나를 공격했다 p15
저자는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경험을 공유하며 자신과 비슷한 또다른 이들도 치유받기를 바라고 있다. 스무살 때 바라본 서른살의 모습은 엄청난 어른이고 화려해보였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완벽한 어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살이 되더라도 삶은 때때로 불안정하고 흔들릴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저자는 삶의 무늬가 다양하다고 말한다.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그 감정이 과거 상처에서 비롯됐음을 알아차리기까지 28년이 걸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감정을 감추기 힘들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사회에서 필요한 성격과 표정 말투가 주어지고 저자도 원래부터 밝았던 사람처럼 행동했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너 성격이 정말 많이 변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말도 없고 표정도 없던 학생이 밝게 변한 모습이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겉과 달리 속으로는 더 쉽게 우울해지고 외로웠다고 한다.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진정한 나를 똑바로 마주할 수 있었던 계기와 그 극복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상처는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평생을 지배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외면함으로서 지워낼 수 없다면 해소하지 못한 상처를 마주보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다만, 상처에 또 다른 상처를 덧댈 것 같아서 쉽게 상처를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한다. 하지만 진정한 상처는 내면이 성장해야 마음도 성장해야 한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저자가 직접 실행했던 진정한 나를 찾는 방법들이 나온다. 소확행과 감정 다루기, 나만의 고유색 찾기, 힘들었던 과거 내려놓기, 부정적 감정 이겨내기, 그리고 자존감 찾아오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마음 속 한 구석에 상처하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나를 짓누르고 있던 상처를 대면하고 성숙해지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는 치유서 같은 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