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급 공무원입니다 - 88년생 요즘 공무원의 말단 공직 분투기
이지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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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공무원인 지인을 보면 주말에도 출근을 하더라구요. 너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요즘 뉴스를 보면 코로나로 인해 기존 업무에 추가 일도 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더욱 안타까웠어요. 우연히 보게된 공무원 에세이 <나는 9급 공무원입니다>는 88년생 공무원의 공직 분투기를 담은 책입니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신입 공무원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저자는 벌써 10년 차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스물 셋에 지방 행정직 최연소로 합격해서 벌써 공직생활 10년 차라니 놀라웠습니다. 당시에는 안정적이라는 것 하나만 믿고 공직생활에 뛰어들었는데 누군가 말단 공무원의 삶이 어떤지 알려주었다면 선택이 조금 달라졌을까 하는 말로 시작합니다.


연수원 생활부터 9급 신입 생활의 모습이 진솔하게 그려지는데요, 미움받을 준비가 되었냐는 부제목이 너무 슬펐어요. 특히나 보통 처음 직장에 들어가면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가는데 저자도 구두에 정장을 입고 데리러 온 선배를 따라 구청을 나서는데 파란색 포터 차량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차량을 타고 동사무소에 도착했더니 좁은 공간과 엉킨 전선, 사방의 복사기들과 어수선한 분위기,거미줄까지.. 실제 현장에 투입되면서 현실을 너무 모르고 차려입고 온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기도 하고 첫 직장의 기대했던 환상도 와르르 무너지며 현실을 믿고 싶지 않았으나 바로 일에 투입됐다고 합니다.


저자는 잘 적응하여 10년 차가 되었는데요, 이민 박람회에 방문했다가 뜻밖에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공무원으로 10년을 근무했음에도 이력서에 쓸 수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라서 놀랐던 것 같아요. 정년 보장이 되는 직장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만약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공직생활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려면 그런 난관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예상치 못한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에는 수당이나 호칭, 자주 쓰이는 용어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민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발렛 파킹을 요구하거나 분위기 좋은 장소 추천 등 황당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10년 차가 되면 비로소 안정을 찾게 된다고 하는데 어느 직장이든 적응하는 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동일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10년 전 면접관이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을 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묻고 싶다고 합니다. "당신은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가요?" 취준생일때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질문의 깊은 뜻을 연차가 쌓이면서 점점 깨닫게 되는데 저자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세상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공무원 업무에 관심있는 분이 읽어보면 공직생활이 어떤지 미리 간접체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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