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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10년 넘게 기자로 활동하던 저자는 퇴사 후 아내와 함께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온 뒤 편집장을 맡아 이야기를 발굴하고 알리는 일을 했다. 2020년에는 뜻하는 바가 있어 회사를 관두고 배달과 물류센터,대리운전 현장에 뛰어들었다. 책은 직접 노동을 하면서 알게 된 삶의 현장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가 근무했던 곳은 쿠팡, 배민, 카카오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플랫폼들이었다. 처음에는 단순 에세이로 여기며 호기심어린 감정으로 책을 집어들었으나 읽는 내내 플랫폼 노동의 민낯을 보게 되며 마음 한 구석이 너무나도 불편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경험이 가장 먼저 나온다. 집으로 배송을 해주는 쿠팡맨 이외에 쿠팡 물류센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일을 처음 시작한 날짜가 2월이라고 한다. 갈수록 겨울 날씨가 매서워 두꺼운 옷이 필수인 날씨이다. 당시 쿠팡 첫 출근날, 관리자에게 패딩을 입어야하냐고 질문했는데 안에 난방이 되진 않지만 패딩은 입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뜻을 몇 시간 뒤에 깨닫게 되는데 거대한 쿠팡 물류센터 안에서 온종일 뛰어다녀야 해서 땀으로 흠뻑 젖으니 패딩이 필요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노동자들이 시간당 채우는 물량에 카운트가 들어가는데 그 개수를 많이 채워야만 다음번에 다시 알바로 불릴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잔인한 시스템이다. 그 외 쿠팡맨이 어떻게 정직원이 되는지, 물류센터 직원들의 구체적인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낱낱이 적혀 있었다.

대리운전일은 건당 비용이 가장 큰 것 같았다. 하지만, 경쟁이 심하다보니 콜을 잡기가 힘들었다. 이 분야에서도 고수는 존재했기에 처음엔 대리운전을 많이 잡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콜들을 잡다가 나중에는 같은 업계 사람을 만나 노하우를 얻기도 한다. 하루에 최소 5건은 해야 보람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밤 중에 하기에 몸이 피곤해보였고 술취한 사람들을 상대하기에 가끔 힘든 일도 있는 것 같았다.

결국 어느 플랫폼노동이든 장단점이 존재했지만, 공통적으로 몸으로 뛰어 정해진 목표치를 맞춰야 하는 것은 어디나 똑같았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더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자신을 혹사시키며 일에 임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과로사로 죽는 사람들이 생기고 말았다. 너무 슬픈 것은 그런 주변인들을 보면서도 다음날, 현장에 똑같이 출근해야 하는 현실이었다. 월 400, 500의 고소득 직업이라고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고 유명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시장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런 혁신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노동자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으며 마음이 심란했다. 분명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삶에 도움이 되고 있으나 노동자들의 보호가 그만큼 강한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저자와 비슷한 현장에 뛰어들고자 한다면 초보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