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몰라서>는 김앵두, H, 시훈, 선지음, 탈해 총 다섯 작가님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 모음집이다. 누군가가 써내려간 사랑이야기는 더욱 애틋하다. 한참을 서서 생각에 잠겼다. 축하해라고 보내기는 너무 늦었고 잘 지내니라고 보내기엔 구차했다. 나는 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바다를 보러 갔다. 누구나 사랑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지는 모습을 볼 때면 사람이란 참으로 강한 존재이면서도 상대에 따라서는 한 없이 약한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을 공유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 인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 설렘, 소중한 순간들이 생각나는 글들을 보고도 받아들이는 것은 모두 다르다.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 있듯이 어떤 이들은 사랑에 대한 상처, 잃어버린 신뢰, 무기력, 마음의 여유가 없음 등 각자의 다양한 이유로 사랑을 쉬고 있는 이들도 많다. 사랑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 주변에서 아주 가까이에 있지만 아주 모순적이기도 하다. 실체가 없을 때는 조금의 노력만 하면 세상의 어느 사랑도 금방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하다가도 정작 원할 때는 아무리 기다리고 손짓해도 잡히지 않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하나로 정의내릴 수 없는 무거운 존재 같다.
'나는 이 사람을 많은 문장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꼭 나에게 가만히 속삭이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는 주변에 사랑하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말로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이다. 사랑한다는 말로만 상대방에게 사랑을 전달하고는 있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다양하고 많은 애정어린 말들과 행동으로 사랑을 전달한다. 나에게 있어서 무척 소중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 아깝지 않고, 나의 무기력도 이겨낼 정도로 노력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 그 이상이다.
'계절이 이름을 바꾸었다. 하늘의 색이 변했고, 바람의 방향이 달라졌고, 우리는 멈추었다. 시간은 늦지 않으려, 잊지 않으려 정확하게 걸어갔다. 우리만 멈추었다. 모든 건 틀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틀어졌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며 만나는 이들은 아주 많지만 나에게 소중한 이로 자리잡는 이들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면 절반정도도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나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소수일 것이다. 나의 경우 학창시절에는 친하지 않았으나 사회에서 다시 만나 아주 친해진 친구가 있다. 서로 상당히 놀라워 했는데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우정을 다시 쌓게 되었다. 우리가 그렇게 잘 맞는 사이인 것을 왜 그 당시에는 몰랐을까 서로 한 번씩 이야기를 꺼내곤 한다. 어쩌면 시간이 지나 명확해지는 관계가 다시 찾아오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