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나이프 -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
하야시 고지 지음, 김현화 옮김 / 오렌지디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 '톱 나이프'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이야기를 말한다.


올해 일본 NTV 에서 의학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아마미 유키가 4년만에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거의 매회 수술 장면이 긴장감있게 진행되면서 화제를 끌었다. 신경외과 중에서도 소수의 천재들이 모이는 뇌외과를 배경으로 하여 완벽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의사들의 고뇌와 갈등을 중심으로 풀어낸 메디컬 작품이다보니 원작 소설이 더욱 궁금했다.




병원 환자들의 사연만큼 전문의들이 가진 각 사연들도 복잡하다. 천재 의사라고 불리지만 정작 자신들의 마음은 돌보지 못한 모습들이 나온다. 활약하고 있던 수술실 밖을 나서면 모두가 고민을 안고 있는 한낱 인간에 지나치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


책에는 네명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등장한다.


미야마, 구로이와, 니시고오리, 고즈쿠에.


미야마는 천재 외과의로 촉망받는 의사지만 남편과 이혼 후 딸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산다.


구로이와는 여자들과 놀고 사치하는 삶을 즐기다가 느닷없이 생긴 아들로 혼란을 겪는다.


니시고오리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안고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고즈쿠에는 평생 칭찬받으며 1등으로 살아왔으나 타인을 사랑해 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미야마가 가장 슬펐다. 정작 타인을 위해 수술실에서는 백프로 힘을 쏟아부으면서도 자신의 아이와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자라는 환경에 좋지 않은 것이란 걸 알고, 병원으로 찾아온 아이를 남편에게 돌아가라며 모질게 내치고 돌아서서 수술실로 향하는 모습이 서글펐다. 그 후에 혼자 숨죽여 우는 것 까지도..


​"미워하지 않아. 사랑해. 하지만......나한텐 일이 중요해"


그는 아마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서라도 바로 달려올 것이다. 아마 가오루도 함께일 테다. 


그게 부모다. 나는 불가능하다.


아이에게 힘을 백 퍼센트 쏟을 수 없다.


그들처럼 될 수 없다. 


이제 자신은 그렇게 될 수 없다.


​


돌아보지 말자.


절대로.


미야마는 오로지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수술 준비실 문이 멀게 느껴졌다."




"헤엄치고 헤엄쳐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늘은 2킬로미터 코스를 완영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


메디컬 소설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며 삶과 죽음이 오가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몰입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소설은 조용히 흘러가다가도 갑자기 응급환자가 들어오며 긴박하게 흘러가기도 하고 계속해서 분위기를 바꿔나간다. 


​


생사를 앞에 두고 사람들의 진솔한 마음들이 오고 간다. 누군가는 죽음보다 더 큰 가치가 있어 수술을 거부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기적의 순간이 되기도 하고 얽힌 사연들이 구구절절하다. 그들을 거쳐간 환자도 전문의들도 새로운 삶의 기회는 얻었지만 앞으로의 선택은 그들이 직접 결정 해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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