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균, 불의 향기
이진 지음 / 북치는마을 / 2020년 10월
평점 :
품절


서로 비슷한 습성을 가진 벌레들은 같은 서식지, 같은 먹이, 같은 사냥터를 원한다. 해서 개미는 개미와 싸우고 벌은 벌과 싸우는 것이다. 천한 것들이 서로를 더 업신여기며 못살게 구는 것도 바로 그런 이치다.

P22 -허균, 불의 향기-

허균이라는 인물을 재조명하고 있는 소설입니다.

'불의 향기'라는 제목처럼 그의 생애는 정말 불처럼 휘몰아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허균은 새로운 조선을 위해 활동한 정치혁명가였습니다. 허균은 뛰어난 조선 중기 문신이며 인문학자로서 대단한 평가를 받았고 그의 총명함이 뛰어나 다른 사람과 비교할 정도가 아니었다 하는데 실제로 그는 뛰어난 가문의 적자임에도 서얼들과 어울리며 정의감어린 행동으로 누군가에겐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설 속 허균의 정치적인 면모가 드러나기 보다는 안타까운 일의 연속입니다. 실제로 소설은 그가 역모로 참수당하고 큰 형벌을 받는 것으로 시작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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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에 남겨진 허균을 재구성하여 만든 소설은 역사적 사실까지 궁금하게 하여 광해군과 영창대군 등의 시기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욕망을 불길은 어디로 향하게 되는 걸까 생각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소설에서는 허균 주변의 인간적인 면모와 사랑이야기도 나옵니다. 아마도 광해군의 며느리가 될 뻔한 허균의 딸과 허균을 죽인 이이첨의 아들의 이야기가 소설에 등장하는데 폭풍같은 휘몰아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의 정서에 잘 맞겠다는 생각도 들어 실제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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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가 있던 시절은 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어떤 것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던걸 생각하면 안타깝고 본인은 서얼이 아닌 적자임에도 그들을 위한 혁명가가 되려고 했던 부분도 큰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얼들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시도는 현재에선 옳게 평가되지만 당시에는 어떠했을지 그 모습이 예상도 됩니다. 허균이 뛰어난 능력과 올바른 정치 포부를 가지고도 잔인하게 능지처참 당하여 사라져야 했던 것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책을 보는 내내 허균의 삶에 안타까움이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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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 허균에 대한 평가는 아주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사실 현재에서 바라본다면 그는 지식인이며 신분과 권력의 불공평함에 타협하지 않으려했던 정치혁명가로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문학가라는 말도 있고 정치가라는 말도 있고 혁명가라는 말도 있듯이 그를 정의하는 말은 다양합니다. 누군가에게 평가되는 것은 주관적인 시각이 들어갔으니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허균 본인은 진정으로 역사에 어떤 인물로 남고 싶어 했을지 궁금증을 가지게 합니다.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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