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집에 보더콜리가 산다 - 보더콜리 가족들의 우당탕탕 해피라이프
박스타 지음 / 소동 / 2020년 8월
평점 :

대한민국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건 정말 힘든 것 같다.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종종 만나는 애견인들과는 반갑게 인사하지만 사람들이 지나가면 금방 길을 벗어나 멀리 돌아서 가곤 한다. 강아지들은 그런 영문을 모르겠지만 주인 입장에서는 항상 산책하는 동안에도 걱정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대형견을 키우는 애견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사람이 없는 늦은 밤이나 새벽에 산책을 시키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산책을 나가고 옷을 챙겨 입히고 감기에 걸릴까 노심초사하고 항상 더 좋은 사료를 골라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가족이라서, 사랑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sns에 사랑스러운 그림들을 올린다. 그림을 올린 후로 반응이 좋아 신청을 받아 애견인 가족의 그림을 그려주고 있었다. 강아지들은 그자체로 모두 사랑스럽다. 처음 생명을 키울 때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크게 실감하지 못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10년의 세월을 투자해 반려견의 1년을 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사람들에 비해 강아지의 삶이 짧은 것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키우기 전에는 몰랐다. 요새는 강아지들도 장수하여 20년을 산다지만 사람들 인생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시간이다.
얼마 전 티비에서 중년의 연예인이 나왔다. 15년 키운 반려견 둘을 이야기하던 중 이별이란 주제가 나오자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는데 그 마음은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책에는 반려견을 떠나보내는 슬픈 일화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일화들도 상당히 많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보더콜리 안내서도 있는데 '비싼 물건 치우기' 와 그래도 키우겠다면 '멘탈 단단히 붙잡기' 등 웃픈 이야기도 많다. 반려견이 존재하면 사람들의 삶의 반경이 좁아진다. 여행도 자유롭게 가지못하고 며칠씩 집을 비우는 것도 힘이 들고 걱정되어 집에 일찍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런 조금의 불편함은 그 이상 매일매일의 힐링과 웃음을 주는 반려견의 존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랑스러운 백만 보더콜리 가족들의 해피라이프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