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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ㅣ 걷는사람 소설집 2
이경자 지음 / 걷는사람 / 2020년 7월
평점 :
결혼이란 건 인생의 큰 변환점이다. 흔히들 어른들은 결혼은 인륜지대사라며 배우자를 잘 만나는 것도 큰 복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나 혼자만이 아닌 집안과의 관계이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은 불합리하다고 여기면 결혼이란 제도에 그렇게 목 매달지는 않는다. 현재는 이혼이라는 것이 목숨과 맞바꿀 정도로 두려운 존재는 아니게 되었다. 억압과 차별에 대응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이혼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들은 부당한 대우도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라 배웠었다.
1990년대에 쓰여진 책은 몇 십년 전부터 당시까지의 기혼 여성들의 삶을 토대로 하였는데 보면서 많은 감정을 느꼈고 대부분은 서글펐다.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기에는 그들은 현재에도 가까이에 있다. 엄마, 아내, 며느리, 주부 등 결혼과 동시에 나라는 존재가 지워진 채 다양한 역할만을 부여받았던 많은 이들의 사연이다.
미국도 보수적인 면이 많지만 여성 연예인이 전남편이 재혼해서 낳은 아이를 축복하는 메세지를 sns에 공개하기도 하는 대범함을 보이고, 일상에서도 전남편과 현남편과 자연스레 인사를 하며 지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자랐다면 내 삶이 죽을만큼 괴로운 가운데 과연 이혼하는 것을 망설였을까. 아무래도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를 더욱 더 압박하고 있어서 온전한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내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 결혼이 나를 시작하게 했으면 이혼도 나를 다시 시작하게 만들 수 있다. 함께 있음이 서로의 인생을 갉아먹는 행위라면 헤어짐으로써 각자의 삶을 응원하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