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깊은 제목이고
책에 담긴 내용은 더 무겁다.
힐링도서가 하루가 멀다하고
앞다투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좀 다른 노선을 택했다.
힘든 삶에 대한 위로보다는
아픈 현실에 직시하며
'나 또한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이 겪은 현실을
포장없이 과감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저자는 만성 우울증을 앓다가
사회 공포증이 커지면서
직장까지 관두게 됐다.
그 후, 글을 쓰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편안한 삶을
살기를 바라며
필명을
많을 다 多 편안할 안 安
한자를 사용하여
'이다안'으로 정하였다.
'아무리 태연한 척 애써봐도
손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이 비오듯 흘러
주위 동기들의 걱정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p73
'한 번은 팀장님이 나에게 면담을 요청해서는
기대가 큰 직원이었는데 여러모로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p75
저자의 책에서는
어려운 신입 시절을 거쳐
대단한 사람으로 인정받았다거나
좀 더 멋진 커리어우먼이 됐다거나
하는 긍정적인 결말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와 맞지 않은 회사에서 퇴사했다'
'나의 가정환경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한 문장으로 서술될 수도 있는
경험들을 모두 세세하게 풀어놓으며
아픔을 공유한다.
우울증이 있는 이들은
스스로를 컨트롤 하기에도 힘든데
더욱 그들을 사지로 모는건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들의 이상한 시선들인 것 같다.
마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사람들의 눈빛과 말투.
분명 글을 보고 있는데
저자가 처한 상황마다
영상이 눈 앞에서 재생되는 듯 했다.
저자는 그 속에서
더욱 고립되어 같던 것 같다.
마음이 아려왔다.
사람들은 가끔
너무 쉽게 '힘내'라는 말을 건넨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위로를
전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지만 받아드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쩔땐
그것조차도 괴롭다.
나의 경우를
떠올려봐도
너무 힘들때는
위로도 바라지 않게된다.
'그거 진짜야?'
'괜찮아?힘내~'
그 가벼운 말에 담긴
더 가벼운듯한 나에 대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날 더 후벼팠다.
지금 생각하면
평소와 똑같이 가깝게 지내며
묵묵히 내 곁에 있던 이들이 고맙다
그들도 알고 있었겠지만
내가 말을 하기전까지
단 한번도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거짓된 소문에 한 번 죽고
새치혀와 시선에 두 번 죽을뻔한걸
견딜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때 처음으로 새치혀가 사람을
죽이기도하고 침묵이 가진
진정성의 전달이 이리도
깊다는걸 몸소 느꼈다.
당시의 나는 성인이 되면
절대로 나의 입장에서 멋대로
어줍짢은 위로는 하지않으리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며
감정을 이해하겠다 마음먹었었다.
누군가는 힘을 내어
상황을 극복하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반전의 삶을 살기도 하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
누군가는
단지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개개인에 얽힌 오해와
아픔과 속사정까지
모두 다 알 지 못하기 때문에
어쭙잖은 위로는
그래서 더 신중해야한다.
'죽을 각오로 살아 보라는 흔한 격려는
충분히 공감을 나누지 못한 상황에서
누구나 내뱉기 쉬운 폭력이자
오만한 조언이며, 서글픈 위로일 뿐이다.'
누군가가 스치듯이
'너는 왜 최선을 다하지않아'
라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간신히 버티고 있는
어떤 사람에게는
존재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칼날처럼
그 말이 다가올 수도 있다.
저자의 삶에
아직까지
대단한 반전은 없다.
여전한 사회공포증으로
일을 놓고 있지만
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소통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또 다시 세상으로
한 발자국을
내딛은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과
비슷한 이들에게
버티는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서로
잘 버텨내자며
자신의 아픔을
낱낱이 고백했다.
평온함을 바라는
저자도 앞으로의 삶을
잘 버텨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