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다녀오겠습니다 - EBC & 칼라파타르 5,545m 트레킹 에세이
구연미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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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성공 .열정만 있는 책을 많이 봤는데
극현실주의.극사실주의 1인칭으로 쓴 작가님
히말라야 !

아주 신선한 느낌을 주는 책이고
작가님 순수함이 묻어나도 더 현실적으로
가본듯한 느낌으로 술 술~읽어내려가는 책이네요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이뤄낸 인간 승리!’라고 하기에 조금 이상한 면이 많은 구연미 작가. 본인 키만 한 짐을 싸 들고 겨우 도착하지만, 중량 제한으로 15kg 초과한 짐은 모두 숙소에 놓고 떠나게 된다. 아쉬운 마음을 두고 경비행기에 몸을 맡긴 순간, ‘으어억’ 소리를 내며 수상한(?) 여행을 시작한다


누구든 그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멋진 문구로 포장된 여행기나 체험기를 보고 선뜻 ‘나도?’ 하며 도전했다가 현실을 깨닫는 경험 말이다. 뭐든 직접 해보면 불편한 건 다 있고, 힘들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런 부분을 지운다.
왜? 매력 없으니까. 우리에게 감동을 줘야 하고,
‘나도 가볼까?’라는 마음을 안겨줘야 하니까.
이런 콘텐츠는 결국 과하게 포장되어 극적인 면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막상 우리가 즐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인스타의 셀럽을 쳐다보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구연미 작가의 글은 솔직하다.
그래서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다. 콘텐츠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매력’에서 온다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산책 다녀오겠습니다』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큰 감동을 주는 상업 영화보다 소극장에서 하는 코미디 연극과도 같다.
소박하지만 직관적으로 재미있고 공감대가 있다




죽음이 가득한 투클라 패스를한 삶이 지나간다
트레킹 Day 7. 딩보체-투클라-로부제

4시에 깬다. 침낭 속에서 폰을 들고는 1시간 반가량 어제를 기역하며 암호문처럼 기록한다. 팔이 저린다.
침상 기도를 마치고 나서 모닝콜 레몬 꿀차한 잔으로 새로운 아침을 연다. 몸이 따뜻해 온다. 배낭과 카고 백을 정리한다. 빙하 계곡에서 부는 바람이 엄청나게 차다고 하니 방한복과 방한모, 털버프와 털장갑을 준비해야겠다. 아침마다 으레 침낭을 커버에 넣을 때 생 똥을 싼다. 짐과의 전쟁. 팔심과 손힘이 거의 없는 데다 피하낭종 수술을 한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출발도 하기 전에 진을 다 뺀다. 식전에 약을 챙겨 먹는게 낫겠다.

헐! 공진단이 얼었다. 약을 먹는데도 애를 먹는다.
그래도 아침 밥상만은 근사하다. 미역국에 계란말이, 김과 햄구이에 7첩반상이 입맛을 돋운다.
황후의 밥상. 감사하다. 힘이 솟는다. 셰프의 수고
로음이 느껴져 더 맛이 있나 보다.
카고 백을 내농고는 출발하려고 마당으로 나온다.
롯지 돌담 위에 중년 여인이 눈항나무 마른 잎과 가지로 연기를 피우고 있다. 마당이 향내 머금은 연기로 자욱하다. 우리나라에서 기도하거나 명상할 때 향을 피우는 것과 유사하다. 네팔 현지인의 아침을 여는 의식인가?

ㅡ본문중에서ㅡ




간절한 동경의 마음을 담아 쿨부 히말라야 설산 길 위4에서 온힘을 다해 활시위를 당겼다. 위버멘쉬를 그리워하며 힘껏 쏘아 올린 화살. 그 화살이 내가 그리던 초인 가까이 닿기는 했을까! 겁은 많으면서도 무모한 나.
팔심과 악력이 부족하고 다리 힘도 부실하며 발 모양도 온전치 못한 나. 그런 내가 쓴 화살이니 멀리 날아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화살을 찾아내서 또다시 인내하며 쉼 없이 활시위를 당길 것이다. 내가 가진 가장 큰 힘인 끈기와 꾸준함으로. 주운 화살을 챙겨 어깨에 둘러메고 반쪽인 마니 주야 손을 잡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ㅡ03.31. 금~ 04.01.토ㅡ글. 마무리하면서



오늘 아침은 없는 입맛대신 깡으로 먹는다

감사합니다 ^^

*이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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