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아름다운 것만 만나기를
다치바나 가오루 지음, 박혜연 옮김 / 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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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이 충만하고 더없이 따스한 시간들이 

훗날 네가 힘든 시간을 통과할 때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믿어. (p. 243)

 

일본 홋카이도 작은 마을에 한껏 짧은 단발머리를 한 꼬마 아가씨가 산다. 세상의 힘듦보다 신기함이 더 많을 나이, 말은 못하지만 풍부한 표정과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꼬마의 이름은 '요모기'. 아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아이를 사랑해 본 적은 많아서 '영원히 크지 않았으면'하는 마음이 나에게도 생겼다. 요모기만큼은 예쁘고 아름답고 밝은 것만 보고 자라 천진난만한 미소를 간직하길 바랐다.

 

"나는 너의 내일이 궁금해. 너와 연결된 나의 내일도 궁금해"라고 말하는 요모기의 엄마는 요모기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순간을 사진과 글로 담아 간직한다. 아이가 태어났던 감격의 순간부터, 24시간 눈코 뜰 새 없이 입히고 재우고 먹이는 고단함을 지나 조금씩 엄마품을 벗어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어린이가 되기까지의 기록을 보고 있으면 힘들어도 보상받는 기분 때문에 또 좋아서 하게 되는 육아의 맛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얼굴에 표정이 한가득 올라오는 사람.

정말 맛있는 걸 먹으면 얼굴이 금방 구겨지는 사람.

사랑을 신호할 줄 아는 사람. (p. 145)

 

너의 세계가 조금씩 열리는 느낌이 들어.

너만의 창문 너머 너만의 세상.

그 속에는 어떤 놀이터가 있고 어떤 친구들이 있을까? (p. 249)

 

 

엄마는 계속 요모기를 궁금해한다. 그리고 영원히 좋은 것, 아름다운 것만 보며 자라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의 순간이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 이제 요모기는 계속 성장을 할 테지만 그 속에서 사랑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 타지에 있는 나 역시 좋은 세상만을 안겨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Tatler Swift의 'Never Grow Up'이란 노래가 자동재생됐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남동생을 보며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지 말고 그대로 자라지 말아 주었으면 하고 만든 노래 가사와 책이 겹쳤기 때문이다. 천천히 계속 그대로 내 옆에 있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리 자라 본인의 몫을 해냈으면 하는 마음. 부모의 마음을 내가 알길은 없지만 너무 사랑하는 대상을 보며 드는 영원이란 말랑한 생각이 자라나는 이들에게 버팀목으로 남아있길 바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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