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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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좋은 작품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먼 훗날 '현대의 고전' 반열에 오를 것이라 예상해본다.
그만큼 서사의 힘이 뛰어나, 책을 덮고 나면 한 여인에 대한 강렬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그동안 내가 읽으며 만나왔던 여러 인상적인 여성 인물들이 있다.
발자크의 <<골짜기의 백합>>에서 모르소프 부인, 스탕달의 <<적과 흑>>에서 레날 부인,

그리고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서 만난 제르베즈 등.
한 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이런 인물들 속에 한나 슈미츠도 남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결점이 있다.

그 결점을 감추기 위해 이성적이지 못한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냥 한 번 수치스러움을 감내하고 자신의 삶을 살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앞서지만, 그녀의 수치심이란 게 내가 생각한 것보다 삶을 짓누르는 훨씬 거대한 것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부록으로 수록된 역자의 해설을 읽어보니, 독일의 전후 세대가 겪는 도덕적 갈등과 죄책감을

중요한 주제의식으로 다룬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런 걸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이번 초독에서는 한 여인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만 들었다.
저자가 말하려는 주제의식은 훗날 다시 읽을 때로 미뤄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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