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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 - 직업, 진학, 공부, 친구, 가족, 그리고 세상. 고민하는 십대를 위한 영화 힐링 에세이 ㅣ 십대가 알고 싶은 세상의 모든 것 시리즈
이다혜 지음, 민효인 그림 / 가나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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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케스트 빨간책방의 적임자 씨네21의 이다혜 기자가 청소년들의 31가지 질문에 영화전문가 답게 영화로 쿨하게 답하다.
고3 큰아들에게 물어본다.
"넌 꿈이 뭐니?"
"없는대요."
"아직도 꿈이 없으면 어떡해!"
중3 둘째 아들에게 물어본다.
"그럼 넌 꿈이 뭐니?"
"회사원이요."
"꿈이 뭐 그래! 시시하게."
이제 초등3 막내에게 물어본다.
"너는?"
"프로 게이머요."
"뭐? 굶어 죽을 일있냐?"
그것이 꿈이든 하고픈 일이든 아무것도 없다고 대답하면 왜 없냐고 타박, 평범하면 (그것도 어른 기준에서 평범이지 절대 아이들 기준은 아니다) 꿈이 그리 시시해서 어쩌냐고 타박, '프로게이머요' 뭐 요딴 식으로 대답했다가는 굶어죽는다고 타박이니 원.
그래서 애들 말마따나 결론은 우리보고 뭐 어떻게 하라고요?
"나만 이런 걸까, 싶어 걱정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 있다면 그건 결코 당신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물어 보라. 그분들의 지금 모습이, 어머니나 아버지의 어렸을 적 꿈과 다를 가능성이 99%이니까. 즉, 당신에게 꿈이 뭐냐고 채근하듯 묻는 어른들이야말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나이든 사람들이라는 뜻. 이상하고도 재미있는 일이다."--212쪽--
공감공감, 100% 공감.
기자 님, 이쯤되면 자리 까셔도 되겠습니다.
결혼도 안 하신 분이, 애를 셋씩이나 키우고 있는 저보다 훨 낫습니다.
중3 둘째 아들의 상담을 갔더니, 자기소개서 '장래희망'란에 '회사원'이라고 떡하니 써있고, 그 아래 부모님 희망란(내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이런게 왜 있는지 모르겠음) 에 '아무거나'라고 써져있는게 아닌가.
단언컨데 우리(나와 남편)는 그리 써 준 바가 없다. '아이가 원하는 대로 응원한다' 이게 어떻게 '아무꺼나'와 이음동의란 말인가?
그럼 회사원은? 사실 이 단어의 숨은 의미는 '기업의 CEO' 정확히는 이렇다. 그렇다면 왜 회사원이라 썼을까? 기업 CEO라고 쓰면 그때부터 어른들의 (안철수가 되고 싶으나 현실은 '안' 철수인 멘토병 환자) 멘토질에 시달리니 그 괴로움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한 위장용으로 쓴 것이다.
자, 꿈이 없어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슬픈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전혀 슬프지 않은 고3짜리 우리집 첫째를 들여다 보자.
끝없이 이어지는 자습으로 부터 뇌를 쉬게 해줄 요량으로 잠시 독서에(이때의 독서는 수능 필독서를 비롯한 고전 혹은 명작의 반열에 오른 책은 뇌를 쉬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대를 하므로 고3의 뇌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읽어줘야하는 판타지 분야의 명작 중의 명작만이 의미가 있다) 매진할라치면 뒤통수에 날아드는 야자 감독 쌤의 매서운 눈초리와 '그래가 대학 가겠나!'라는 호통.
정작 꿈꿀 시간도 기회도 줘보지 않고선 요즘 애들은 꿈이 없다고 타박이다.
대학만 가면 꿈이 저절로 이루어 지는 줄 알고 열라 공부했더니 내 꿈이던 '현모양처'(자그마치 현모양처다- 이런게 어떻게 꿈이 될 수 있단 말인가)가 사실은 절대 꿈이 되면 안 되는 거였다는 거. 이럴 꺼면 꿈이 없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이제 초등3 막둥이 이야기를 들어보자.
수학 쪽지 시험에서 자그마치 '75점'을. 이 점수가 어떠냐는 물음에 자신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관계로 시험 점수도 평범하면 되고 이 평범한 점수에 아주 만족한다는 저 당당한 대답.
"야, 세상에서 평범한 게 가장 힘든거야~~"
어른들과의 대화는 늘 이렇다.
그러니 아이들이 어른들과 고민을 이야기하고 미래에 대한 혹은 과거나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가 이다혜 작가처럼 영화 혹은 책을 매게로 대화한다면 '와우' 최상이겠다.
그러나 오늘의 밥상 머리 대화로 보건데 중3, 초딩이 두 아들은 '게임'을 통한 대화가 더 쉬울 듯하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게 남은 고3 아들과는 대화를 시도해봄직하다.
어떻게? 다혜 작가처럼 해보는 거지.
책 속에 영화를 보고 생각해볼 꺼리를 요렇게 딱딱 정리가 되어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강제 효도를 빙자해 이 책에서 추천한 영화와 책을 함께 보고 이야기 해보기.
자, 목록 작성에 들어갑니다.
1. 변호인ㅍ (7주기를 맞은 노통을 추억하면서)
2. 화차 (요건 전에 책을 함께 읽었으니 더 빨리 볼까?)
3.아멜리에(요건 아직 모태 솔로인 아들의 여친이 아멜리에면 좋겠다 싶어서)
당연히 이책 [영화가 너의 고민릉 들어 줄 거야]를 먼저 읽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