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미래 #변화 #중립적이지않다
과거를 살피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과거를 통해 미래에 다가올 변화를 얻는 것은 덤이다. 이 책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주택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것 같다. 집은 물리적인 공간이고,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재산(부동산)이지만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따라 쉽게 변화할 수 있다. 그 예로 든 것이 현재 우리 주거문화다. 현재 우리나라 대다수 인구가 25~33평형 중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를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인구가 폭증하던 1960~1970년대 정부에서 내세운 가족계획 슬로건이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기 때문이다. 부부와 두 자녀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이 정책결정의 모델이 되면서 모든 것이 4인 가족 기준으로 계획되었다."(174쪽, 에필로그)
로마의 아파트 인술라는 1층은 상가, 2층은 부유한 로열층이었다. 3층 이상으로 갈수록 부엌도 없고 좁고 가팔라졌으며 단칸방으로 주거 환경이 급격히 나빠졌다. 이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수도나 전기, 각종 시설이 연결될 수 없었기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래서 연회나 접대와 같은 만남은 모두 집 밖에서 이루어져야만 했다. 대규모 광장이나 놀이시설, 목욕탕이나 화장실이 공용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집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모두 외부 공용 시설에서 해결해야만 했던 로마 시민들에게는 황제가 제공하는 "빵과 서커스"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 주택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 저자는 그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 아마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찾아가길 바란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내가 우리 주택의 미래를 살짝 그러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집의 전체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 예상해본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그에 맞춰 집의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 예상치 않았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거주 공간이 작아지는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여건에 맞춰 작아진 것들은 분명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1~2인으로 분할이 가능한 큰 집이 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분할할수도, 통합할수도 있는 공간 분할이 유동적인 집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혼자 살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로움을 잘 견뎌내지 못한다.
그리고 도심에서는 주택이 고층화되는 대신에 공용 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 방향으로 건물이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경제적인 이유로 도시가 고밀화될 수밖에 없지만, 공원과 도서관 등 공공 공간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밀화된 공간과 연결된 다양한 공용 공간이 늘어나 로마와는 다른 의미로 기능할 것이라 예상한다. 로마는 황제가 시민을 지배하기 위해 빵과 서커스를 제공하는 공용 공간을 만들어냈다면, 미래에는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켜나갈 수 있는 숙의의 공간으로 공용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