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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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나만의 글쓰기 신병주 교수의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신병주, 매일경제신문사, 2025, 초판 1)

 

역사과의 꽃은 현장답사다!”

 

대학 학부생 때 늘 들었던 말이다. 역사 전공자들만 갖는 어떤 자부심이 있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뭔지 모를 동질감 같은 것이 있어 답사의 중요성을 대부분 인정한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역사 전공자 집단은 다른 전공보다 조금이라도 앞서야 하고, 단합해야 하며, 뚜렷한 정체성을 공유해야 한다. 그래서 쉽게 동질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전공자들은 역사 전공자들을 보면 뭔지 모를 이상한 시선을 던진다.) 저자도 역사를 전공했고, 현장답사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는다는 사실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사실 나는 신병주 교수를 오래전부터 방송에서 자주 봐왔다. 내가 좋아하는 역사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방송이 폐지되면서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내가 가장 즐겨보던 역사 교양 프로그램이었다.

 

나도 현장답사야말로 역사 학습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현장답사를 다니고 있고, 기록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답사를 따라다니던 인연으로 인해 현재 서울중등교육연구회 중 한 단체의 총무도 맡고 있다. 현장답사를 왜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물으면 생생함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교과서보다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더 몸으로 와 닿는다라고 표현하면 정확할 것이다. 공간이 주는 느낌이나 감정이 더욱더 생생하다. 게다가 교과서 속 인물들이 사실은 나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가면 역사 인물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볼 수 있다. 그래서 역사 인물의 인간적 고뇌에서는 동질감을, 그의 위대한 행동에서는 경외감을 느낄 수 있다.

 

 

-현장답사와 인물-

 

이 책은 역사적 현장과 인물을 연결하고 있다. 답사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답사할 때 무엇을 공부하고 가면 좋은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특히 저자는 조선사를 전공해서 조선 시대 인물을 중심으로 현장답사를 하고 있어서 조선사를 공부한 직후나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답사를 하면 더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조선의 중심 공간인 궁궐에서 출발하여 서울, 경기, 경상, 전라, 충청, 강원과 제주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으니, 지금 독자가 생활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사를 공부할 때 활용 가치가 높다고 생각했다.

본격적인 창덕궁 시대를 맞이하면서, 창덕궁의 후원 영역은 정조가 가장 애착을 가지며 활용하는 공간이 되었다.”(26, 1부 왕실의 역사, 궁궐 속으로)

 

지금도 창덕궁 후원에 가면 이 공간을 활용했던 정조의 흔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그 흔적의 의미를 저자처럼 따라갈 수 있다면 더는 역사가 암기 과목이 아닐 것이다. 쉽게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우리 이웃 사람의 이야기로 변화할 수 있다. (물론 정조가 이웃에 살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ㅋㅋㅋ)

 

 

-현장답사와 수학여행-

 

역사 학습에서 현장답사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역사 전공자들은 매년 매 학기 현장답사를 한다. 나도 학부생 때 현장답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기억은 너무도 강렬해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 모두 포함한다.) 학부생이 준비한 현장답사 내용을 답사지에서 지도교수들이 듣고 강하게 비판했다는 정도만 이야기하고 싶다. 그날의 기억은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현장답사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으면서 동시에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현장답사가 중고등학생의 교육과정에 반영될 수 있으면 좋겠다. ‘학문을 갈고닦는다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수학여행에 현장답사가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생들이 학교를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는 동시에 학문을 생생하게 체득하여 오랜 시간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현장답사는 단순히 역사적 사실만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찾는 현장이 누구(인물)’와 관련된 것인지에 따라 소설가가 될 수도 있고, 음악가가 될 수도 있으며, 수학자나 물리학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현장답사는 학교가 교육 활동으로 충분히 계획하고 실행해나갈 수 있게 보장된다면 충분히 다양한 학문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더 현장답사가 매년 매 학기 교육과정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놀이공원이나 관광지를 아무 의미 없이 순서대로 돌면서 단순히 즐기는 형태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현장답사와 융복합 프로그램-

 

학교 교육과정에 현장답사가 포함되려면 다양한 의미와 목표를 담은 융복합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을 전국적으로 공유하면서 활용한다면 더 많은 프로그램이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장소에서 어떤 학문적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도록 현장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국가적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개인이나 지역, 학교와 교사의 노력만으로 유지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도 이런 부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적절한 아이디어를 이곳저곳에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이곳(압구정 표지석)을 볼 때마다 겸재 정선의 그림 압구정을 활용하여, 원래 위치에 그림을 확대해 놓거나, 야간에는 조명을 설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81, 2부 갈등과 변화의 공간, 서울)

 

이외에도 표지판에서 오타로 볼 수 있는 글자들이 많았다. 역사 유적을 설명하는 표지판 제작에는 보다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125, 2부 갈등과 변화의 공간, 서울)

 

역사 유적지에만 해당하는 내용은 아니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를 발굴하고, 관리하며, 알리는 모든 작업을 담당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의미를 우선 학습해야 할 대상은 학생들이다. 그래서 나는 교육부가 이 역할을 담당하면 좋겠다. 학문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면 그 지역을 활성화하는 방안으로 발전시켜나갈 수도 있다.

 

낙산공원에 있는 홍덕이 밭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알기 위해 답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금은 그 밭에서 더는 배추를 기르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역사적 이야기를 답사 과정에서 학습하고, 그 의미를 담은 활동을 그 장소에서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 홍덕이 밭에서 배추를 기르거나 김치를 담궈보고, 이것을 상품화하거나 다양한 매체로 이 이야기를 웹툰이나 소설, 그림과 음악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장소의 현장성을 느끼게 하면서도 다양한 진로와 활동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이를 단순히 교사와 지역 사회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 교육과정이나 지역 교육과정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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