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속철도, KTX 탄생의 여정
김세호 지음 / 대림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부동산을 공부하면서 그간 건축이나 도시계획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중시하는 교통망에 대해선 지식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교통망은 토지 수용과 관련한 보상적 관점이나, 향후 편리해질 입지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지엽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관련 책들을 보다보니 교통망은 실질적으로 특정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기에 목적과 그에 따른 향후 계획이나 비전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그간 이에 대해 다룬 책이 별로 없었기에, 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지난번 한국의 교통 역사를 읽으며 경인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건설과정, 고속철 추진 사업 관련 내용 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특히 고속철도 탄생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는데 마침 '한국고속철도, KTX 탄생의 여정'이란 책이 출간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 책은 전직 철도청장 및 건설교통부 차관을 역임하신 저자께서 근무하면서 겪거나 보아온 내용들을 통해 흔히 KTX로 알려진 한국고속철도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돌아보는 책이다. 특히 이번 책에선 교통부 및 고속전철 건설 전담 기구 등 각 기관의 행적과 태동, 당시 장관과 청와대 등 윗선의 생각과 우려, 설득 과정 및 해외 고속철 도입을 위한 여정 등 쉽게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 실려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나라하면 빠른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한국인의 근면성이나 교육열로 인한 인적자원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출 뿐이지 인프라의 발전이나 영향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인프라는 보조적인 개념이라 지표로 드러나기도 어렵거니와 그 방식과 개별적인 영향력을 측정하기 어려워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게다가 선거철이면 모든 정치인들이 교통망을 끌어오겠다는 공약을 남발함으로써 교통정책 결정이나 추진에 대한 신뢰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반면 이번 책에서는 철도와 같은 사업이 국회의원의 한마디에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관계자들의 숨은 노력 끝에 어렵게 탄생하는 것이란 사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저자께서 정통관료 출신이라 책이 딱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으나 이는 기우임이 밝혀졌다. 책 읽는 내내 프랑스와 일본,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의 치열한 철도 수주전과 철도청, 고속철도 건설공단 등 관련 부처 기관의 설립, 물밑에서 벌어진 여러 로비나 막전막후 에피소드 등이 흥미를 더해주었다. 한편 KTX 건설과정에서 김창근 교통부 장관에 관한 이야기가 꼭 나오는데 그분은 어떤 분이었는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십여년전, 부산으로 장기간 출장을 다니며 KTX를 많이 이용했던 시기가 있었다. 나 또한 희미하게나마 통일호, 비둘기호를 경험해 보았기에 그 먼 부산까지 3시간이 안걸리는 기차를 타며 새삼 그 빠르고 편리함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번 책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KTX가 사실은 수십년 전인 70년대 말부터 기획에 기획을 거듭해 여러 정권을 거치며 수많은 사람들의 장고와 검토 끝에 탄생한 장기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에 새삼 숙연해졌다. 한편으론 정치적 목적이나 이념은 달랐을지라도 국가의 원대한 숙원을 이루기 위해 다같이 힘을 보탰던 당시의 모습과 지금의 정치상황이 대비되어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드러나진 않지만, 반복되는 장애와 갈등에도 초지일관 뚝심있게 관련자들을 설득하고 사업을 추진한 정부부처 관료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나라 철도에 관심있거나 KTX 탄생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번 책을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한국고속철도KTX탄생의여정 #김세호 #대림북스 #KTX #한국고속철도 #교통망 #철도 #기차 #교통부 #고속철 #TGV #자기부상열차 #모두의결과 #서울역 #수서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