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세계사 -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로만 쾨스터 지음, 김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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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신문이나 뉴스에 잊을만하면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바로 수도권 매립지나 서울 북쪽의 쓰레기 처리 시설에 관한 이야기들로, 환경단체나 지역주민들로부터 줄기차게 압력을 받으며 오도가도 못하다 항상 계획이 무산되어 버리는 안쓰러운 존재들이다. NIMBY 등의 대표적 사례로도 항상 거론되는 시설들인데, 이들에 대한 현명한 해결방법은 없을까? 아니 애초에 쓰레기라는 것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처리되어 왔는지 역사속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이런 궁금증에 답이 될만한 좋은 책이 나왔다. '쓰레기의 세계사'란 이 책은 쓰레기 경제 전문가인 연구자가 쓴 책으로,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시기별로 근대 이전, 산업시대, 현대 사회 3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별로 어떤 쓰레기가 있었고, 이들의 처리는 어떠했는지 상세히 살펴본다.
책은 여러가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려준다. 으레 생각하든 쓰레기가 산업화 이후의 산유물이 아니라 고대 선사시대부터 존재했다는것, 도시의 형성 이후 쓰레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고민거리였다는 것, 재활용조차 전근대부터 시도되었다는 것, 역사적으로 물은 쓰레기를 버리기 좋은 대상이었지만 오염과 질병으로 인간에게 되돌려줬다는 것, 식민주의 등 정치나 이념에서 쓰레기와 위생에 대한 관념이 활용된 사실, 역사적으로 꾸준히 해온 이 고민들이 산업화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쓰레기로 인해 한층 더 어려움을 맞이했다는 것 등 모르고 지냈던 여러 민낯들을 시종일관 덤덤하게 알려준다.

흩어져 있던, 혹은 잊혀져 가던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류 전 시기에 걸쳐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의미는 충분하다. 이 책은 여기에 더해 시대를 관통해 쓰레기와 관계된 도시, 가축, 물, 위생, 재활용이라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자리했음을 주목하고, 각 시대별로 이들이 쓰레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쓰레기 처리에 이들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본다. 개인적으로 기후 변화에 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쓰레기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대체로 매립, 소각, 재활용이라는 처리안 중 어디서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그동안 혐오시설이라는 꼬리표로 기피하기만 하던 인식을 뒤집고, 쓰레기의 역사가 인류의 삶만큼이나 오래되었고, 지속해서 고려하고 관리해 나가야 할 일임을 깨우쳐준다. 간만에 지적 자극을 가득 준 이 책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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