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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 - 현대 문명의 본질과 허상을 단숨에 꿰뚫는 세계사
수바드라 다스 지음, 장한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6월
평점 :
어렸을때부터 우리는 많은 속담과 격언 등을 듣고 지내왔다. 개인적으로도 고생끝에 낙이 온다거나 착하면 상을 받고 악하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등은 인생의 진리로 수십년간 믿어 의심치 않아왔다. 하지만 사회에 나와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니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얼마전 극장에서 범죄도시4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마석도 형사가 악인들을 제압하고 벌을 내리는 것을 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지만 한편으론 그동안 믿어온 권선징악이라는 명제가 잘 작동하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명제가 사실이라면 악인은 점점 줄어들어야 하는데 왜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늘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을 넘어 우리에게 친숙한 이런 말들이 혹시 그동안 통치를 쉽게 하기 위한 일종의 프레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엔 누구라도 한번쯤 해봤을 이런 생각을 좀 더 깊게 파고든 '세계를 움직인 열 가지 프레임'이란 책이 출간되어 읽어보았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시간은 돈이다',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등 살면서 한번은 들어보았을 몇가지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이 이야기들이 실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지혜 혹은 핵심 가치인지, 그간의 역사와 우리 생각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야기 한 열가지 프레임들이 대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고대로부터 오랜 시간 이어져온 명제가 아니라 서구 문명이 발호하고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하기 시작한 시점인 고작 2-300년 전부터 활발히 퍼졌다고 주장한다. 즉 자신들의 문명이 우월하고 보다 발전된 선진문명임을 내세우기 위한 일종의 브랜딩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서구문명, 유력집단, 백인 우월의 인종주의적인 측면이 내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개인적으론 저자의 서구 vs 비서구 대립 측면에서 프레임을 살펴본 방식도 흥미롭지만 지배계층과 비지배계층간의 구조적 측면에서 착취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규정하는게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책에서 제시된 이야기들 중 서구에서 주창하기 시작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양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한편 전세계로 수출되어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민주주의에 대해, 고대 그리스 아테네와 비교해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이념인 측면은 있지만 사실 문제가 많고 이는 아테네 시절에도 비슷해 소크라테스가 많은 부분을 지적했음에도 많은 부분에서 그 오류가 아직 잔존함을 지적한 부분도 흥미롭게 읽었다.
그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고정관념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사고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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