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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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에 대한 갈망을 항상 느낀다. 그래서인지 책을 접하기 전 저자와 책의 목차, 출판사 리뷰를 꼼꼼히 읽는다. 그리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는 여러 책을 소개하거나 요약한 책을 참고한다. 최근 톰 버틀러 보던의 50권 시리즈도 그런면에서 매우 유용하게 읽었고, 틈날때마다 다시 보며 새로운 책을 찾는데 도움을 받는다.

책을 열심히 읽으려 노력하는데, 대체로 논픽션, 비문학 등 지식 기반 위주의 책을 읽다보니 문학이나 고전에 굉장히 취약하다. 그래서 기회가 될때 읽어보려 다른 분들의 독서나 책소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리스트업 해 놓는다. 하지만 여기에도 두가지 아쉬운 점이 있으니 첫째는 제자백가나 유교, 불교 등 동양 고전에 대한 정보가 적고, 둘째는 20c 이후의 책, 사상서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이런 나에게 이번에 크게 도움이 될 '역사를 바꾼 100책'이란 책이 출간되었다. 특히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교수진 11분과 함께 '통섭'으로 유명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님이 위원장으로 있는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에서 30여명의 추가 공동 집필진과 저술한 책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는 작업이다'란 교수님의 머릿말에선 일종의 어떤 '결기' 같은게 느껴졌고, 그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임하신 것 같아 더 기대가 되었다. 또한 각 책의 소개 말미마다 새겨진 집필진의 이름은 책속의 내용 하나하나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책은 소개하는 책을 시대별로, 분야별로 분류하여 내용과 의미를 해설하는 형식으로 씌여져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동양고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19~20c의 책들도 두루 소개되어 있어 만족감이 더 컸다.
인상깊게 본 내용은 앨프리드 마셜의 '경제학 원리'와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이었다. 새뮤얼슨과 맨큐의 경제학에 익숙한 나에게 그 이전의 주류 교재였다는 점이 흥미를 불러일으켰고, 케인스와 프리드먼이 대두되기 전 수요와 공급에 집중하였다는 그의 사상이 궁금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을 통해 익히 알려진 정치철학자인데, 전체주의를 반유대주의나 제국주의와 차별화해서 비교 분석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이따금씩 과한 반응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옆 나라가 떠올라 책 내용이 궁금해졌다.
5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임에도, 책 한권한권 소개를 읽다보니 마지막 장에선 아쉬움이 느껴졌다. 그만큼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그리고 명료하게 정리가 잘 된 것 같다. 모든 분들께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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