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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검은 기름으로 덮인 날 - 2007년 한국, 태안 기름 유출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박혜선 지음, 임효영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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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당시 뉴스에 보도 되었을 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다.

이제 서해안 바다는 어쩌고 어민들은 어쩌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추운 겨울 서해로 모여드는 자원봉사자들, 검은 기름을 일일이 닦아내는 모습은 큰 감동을 주었다.

훈훈한 뉴스보도를 보면서도 과연 푸른 서해 바다를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었다.

그렇게 충격적이고, 걱정스럽던 사건.

여러 해가 지나고 이 책 제목을 보며 '맞아, 맞아,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어. 그 당시에 정말 말도 못 하게 심각한 상황이었어.'라고 회상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대형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가늠하지 못할 정도의 기름유출.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사건이었다.



배 주위로 흘러내리는 기름,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양은 어마어마했고 하필이면 거친 사람까지 분다.

결국 해안가 까지, 양식장까지 뒤 덮는다.



여러 사람의 손길이 하나하나 모여 온통 검었던 바닷가는 제 색깔을 찾아간다.

그 당시엔 온통 검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냄새도 견디기 힘들었을 것 같다.

추위와 노역과 냄새에도 불구하고 일손을 보탠 분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기상예보를 무시한 안일한 태도가 대형사고로 이어졌다.

이는 환경과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어민들도 어민들이지만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동물들의 모습도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통해 내게서 거의 잊혀질 뻔 했던 사건을 접하고 아이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란 인간의 이기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 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다시 그 때의 사건을 되새길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준 이 책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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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존중해 주면 안 돼? 국민서관 그림동화 259
클레어 알렉산더 지음, 홍연미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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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귀여운 주인공과 이야기 구성 덕분에 우리집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조금 다르면 안 돼?>

<조금 다르면 안 돼?>의 주인공 퐁퐁이가 다시 한번 등장했다!


깨끗한 흰 바탕에 퐁퐁이의 구름을 닮은 무지개 빛 제목과 동글동글 귀여운 등장인물들이 보기만 해도 참 이쁘다.

앞 표지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뒷표지가 더 마음에 든다.

우리가 함께 보았던 익숙한 책 표지와 '이 책도 같이 보면 안 돼?'라는 멘트가 왠지 사랑스럽다.

돌맹이 모양 바코드는 또 어쩔거야~? 소소한 센스!!

이젠 모두 함께 뿜어내는 커다란 무지개빛 구름, 이 구름을 타고 퐁퐁이들은 모험을 떠난다.

그 중에서도 맨 앞에 서 있는 노란 장화의 퐁퐁이가 눈에 띈다.



모험에서 새로 만난 친구는 퐁퐁이를 보자마자 볼을 부여잡고 '귀엽다!'를 외친다.

퐁퐁이는 귀엽다는 말도 싫고, 어루만지는 새친구의 손길도 아파서 싫다.



방긋 웃던 퐁퐁이들의 입꼬리는 점점 내려간다.

새친구들의 의도가 어찌됐든 괜시리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에 마음이 상한 퐁퐁이들.



알록달록 무지개 구름은 온데간데 없이 빨갛게 엉킨 실타레들만 뿜어져 나온다.


홧김에 길가에 자갈을 걷어차는 퐁퐁이.

하지만 자갈이 아니다.

작지만 "이봐! 걷어차이는 거 기분 나쁘거든!"이라고 당당하게 표현한다.

퐁퐁이가 사정을 얘기하며 사과하자 쿨하게 용서하고 조언까지 해준다.



"네 생각을 말해 보면 어때?" 라고 제안하고 따라가준다.

새 친구를 찾아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전달하는 우리의 퐁퐁이.

잘못을 깨달은 새 친구는 퐁퐁이에게 사과한다.


자기의 의도가 나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쁜 의도로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존중받지 못하다는 감정을 느낄 때는 그 자리를 피하거나 참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과 그 감정의 이유를 구처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내가 자식에게 직접 하면 엄마 잔소리 1절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의 힘을 빌린다면 아이에게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에게 존중받는 방법에 대해 부담없이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

거기다 전 작품에 등장했던 식빵 모양 퐁퐁이도 함께라서 이야기 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인성, 존중, 경계존중과 관련된 그림책은 사뭇 진지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다.

퐁퐁이 시리즈는 약간의 반전과 재미요소가 가미되어서 아이들이 유독 재밌어한다.

우리 딸도 좋아했지만 그림책 모임에서도 퐁퐁이는 인기다.

앞으로도 퐁퐁이 시리즈가 더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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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 안 오나? - 책나눔위원회 2022년 11월 추천도서 산하그림책
김정선 지음 / 산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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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자주 드나들면어 알게된 김정선 작가.

내동생 김점박, 숨바꼭질, 신발이 열리는 나무, 막걸리 심부름 등의 책을 보며 작가님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하게 되었다.

숨바꼭질도, 예전에 코로나 초기 인스타 라이브 강연 때 멘트도 기억에 참 오래 남는다.

책을 두 손에 받기 전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참 컸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소개글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표지 빗방울 디테일이 책을 받기 전보다 내 마음을 더 설레게 만들었다.


먹구름이 잔뜩 낀 창밖을 바라보며 비를 기대하는 아이의 뒷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내 아이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강아지 뒷태까지 더해져서 귀여움이 폭발한다.



기다림 끝에 낙이 온다.

노란색으로 깔맞춤한 우비를 걸치고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즐기는 아이와 강아지.



그리고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 감상.


하지만 이것이 끝일까?

살짜쿵 반전이 있다.

반전은 올리지 않으련다.

글이 있긴 하지만 글 없는 그림책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면 충분히 풍성하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이런 이유로 그림책에 대한 애정을 끊을 수가 없다.

나의 힐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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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짭짤 바삭촉촉 - 우리 식탁 위의 지구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올라 볼다인스카-프워친스카 지음, 정회성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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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음식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선택하게 된 그림책.

그런데 읽다보니 내가 더 빠져든다.

그림체가 동글동글 이쁘고 색감도 톤다운된 파스텔톤 느낌이라 나도 아이도 보기가 좋았다.

작가 소개를 보니 2009년에 폴란드도서출판협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란 상을 받았다고 한다.

역시 그럴만하다고 공감하며 이 책을 보았다.

여러 곳에서 작가의 센스를 발견할 수 있다.

"책 속에 숨을 나를 찾아 보세요!"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디테일이다.

숨은 그림은 못 참지!!!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그림이지만 읽다보면 내용이 정말 재밌다.

글도 아이도 나도 하나씩 읽기 딱 좋은 길이이고 쉽게 쓰여졌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소제목 폰트가 감동이다.

디테일에 공을 얼만큼 들였는지 여실히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최근에 아이가 역사관련 도서도 꽤 읽은 터라 구석기, 신석기 때 어땠는지 서로 이야기하고 물으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재밌었다.

지식도 쌓을 수 있지만 그림책다운 부분에 충실한 책이라 무겁지만 가볍게 잠자리에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볼 수 있으니 더 없이 좋다.

상식이 부족한 엄마라 아이 책을 읽어주면서 내가 처음 알게되는 사실들이 많다.

그래서 아이보다는 내가 더 흥분(?)해서 읽었다.

누워서 음식을 먹었다는 내용에 눈이 튀어나올 뻔 했다.

"이렇게까지 먹었단 말이야!?"라고 외치며^^

그림은 두 말 할것도 없고 나방찾기와 글자에 공들인 정성이 참으로 감사하다.

눈도 뇌도 즐거운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글도 그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쁨을 누렸다.

정보가 가득한 지식책을 원한다면 어떤 책이든 상관없겠지만 나는 지식만 가득한 책들은 왠지 부담스럽고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지식책은 왠지 무겁다.

이 책도 지식책에 가깝지만 어쩐지 재밌고 즐겁다.

약간의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기분탓일까?

재밌어서 추천한다!!!! 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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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전쟁
장선환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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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그림책 시리즈 모래알 <갯벌 전쟁>

그림에 홀리고 갯벌 생태계에 홀려서 필사적으로 기다렸던 그림책!



책을 받고 정보를 검색해보니 이미 내가 아는 작가님이었다.

우리 집에 소장 중인 책도 있어서 더 없이 반가웠다.

<아프리카 초콜릿>도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 <갯벌 전쟁>도 역시나 좋다.

왜 개정판이 나오기 전에 읽지 못했는지 의문스러울 지경.



갯벌 전쟁에서는 바다생물들이 주인공이다.

표지만 보아도 뭔가 박진감이 넘친다.

책을 펼치자마자 등장하는 정찰병 갯강구가 몹시도 반갑다.

바닷가에 살다보니 갯강구를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늘 뭐가 그리 바쁜지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움직인다.


갯강구는 반갑지만 뻘 속에 조개 대신 몸통을 절반가량 드러낸 패트병이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병에 찍힌 제조일자는 작가님이 책을 마무리했을 즈음의 날짜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 책은 다양한 바다생물들과 그 생김새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관찰책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점점 삶의 터전을 점령당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생물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들이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깨알재미도 놓치지 않고 담았다.


정찰병 노릇하느라 힘들었을 갯강구에게 물을 챙겨주는 모습이 따뜻하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내 반드시 이 갯벌을 지켜 내리라.' 다짐하는 장면.




바다생물의 흔적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모습들.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도요새의 등장을 '나름' 높은 갯벌 더미 위에서 경고하는 게의 모습.



스타워즈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포스가 함께하길!'이라는 멘트!

아는 만큼 더 잘 보이는 깨알재미 요소들이 여기 저기 숨어있다.


돌격하는 장면!

"모두가 이곳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흰무니갯벌을 지켜내자!"

이 모습이 웬지 마음이 뭉클하다.

바다생물들에게 소중한 삶의 터전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림도 내용도 재미도 나무랄 곳 없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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