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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김용택 지음 / 창비 / 1997년 4월
평점 :
물, 달 , 흙, 별, 떡 ,밥, 술, 새, 꽃, 뱀, 박...
이 일음절어 한국어가 만들어내는 울림의 정겨움과 질박한 서정이라니..이천일년 부박한 토지로 이사와 심란함을 잊고져 읽은 글에서 나는 위안을 잠시 받는다.
순리와 환원 조화의 농경문화가 사라진 자리에 거역과 인공의 엔트로피만 쌓여가는 도시.. 그 자리에서 햇볕과 바람속에 스스로 여물고 성장하지 못하는 내 아이들을 돌아본다.. 찔리고 반성하고 웃다가, 출출하고 텁텁하고 그리운 이야기들 속에 그렇게 이 밤이 간다..
돼지잡기라든가 각시바위 이야기,포복절도할 동촌할매 이야기등도 좋았지만 특히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 한가지.보일러를 고칠려고 뜨거운물을 마당에 쏟아부어야 되는데 어머니가 와서 땅에 대고 속삭이신다. '눈감아라 눈감아라' 하시는거다. 알고 보니 땅속의 지렁이에 대고 하신말씀. 그렇다 별빛 하나도 다치지 마라..!! 하긴 우습다. 아픈소, 아픈 풀 , 아픈 땅, 아픈 하늘, 그리고 메마르고 아픈 우리...벌써 너무 많은게 다쳤잇는 세상을 사는 우리에겐 너무 힘든말이다.
혹자는 김용택을 회고적 복고 정서에다, 현실감없는 그의 농촌 일기가 실제 그 땅을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무슨 위로가 되겟냐고 호되게 반문한다. 그말에 동감하지 않는것도 아니지만 누군가 사라진 정서와 부조화가 적었던 공동체의 원형을 기록하고 보관해놓아야할 사람도 잇어야 하는것 아닐까. 사실 새 시대의 패러다임이 되어야할 절제와 균형의 미학도 사실 근대화 이전의 우리에게 잇었던것 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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