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 안 무서워! 토이북 보물창고 13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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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판 1쇄 발행일이 2021년 4월 30일인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발행일을 여유 있게 잡은 것 같지만, 뭔가 모르게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읽었다는 쾌감(?)이 느껴집니다.



<무서워? 안 무서워!>는 아이를 위한 보드북으로 무서울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이에게 차분히 설명할 수 있는 책입니다.



요즘 저희 아이도 곰 인형을 끌어안고 다니면서 밥도 먹이고, 우유도 먹이고, 미끄럼틀도 태워주며 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기저귀를 안 갈려고 하면 곰 인형에 대신 기저귀를 채워주고, 밥을 안 먹으려고 하면 곰 인형에 밥을 먹이려는 시늉을 하면서 아이를 꼬시는 중입니다.



책 속에 아기와 비슷하달까요? 윗옷 풀어 헤치고 다니는 것까지...



아이는 강아지가 무섭지 않게 보살펴 주느라 바쁩니다. 사실 무서운 건 자기 자신이지만, 강아지 인형과 함께 꾹 참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점점 무서움을 쫓는 방법을 알아갑니다.



천둥이 치면 담요를 덮고, 부모님과 떨어져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과 놀고, 잠잘 때는 강아지와 함께 하면 됩니다.





이 책의 작가 레슬리 패트리셀리는 영어 보드북 세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분입니다.



익살스러운 그림체와 간단한 글밥으로 첫 영어 그림책으로 추천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꼭 영어 동화책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아이가 흥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일단 같은 캐릭터(심지어 자기랑 비슷한 옷차림의)가 계속 반복해서 등장하고, 알록달록한 배경색이 흥미를 끄는 것 같습니다.



3세 이하의 영유아가 입에 넣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문구가 있는 걸로 보아 소이 잉크는 아닌 것 같지만, 이제 무조건 입에 가져다 대는 습관은 거의 사라진 아이에게는 손이 베일 걱정 없이 혼자 읽게 두어도 좋을 책입니다. 



물론, 아직 혼자 자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무서워도 혼자 잘 수 있도록 꾸준히 읽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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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시지 도둑 미래그림책 163
마리안네 그레테베르그 엔게달 지음, 심진하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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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익살스러운 그림체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그림책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을 소개합니다.


왜인지 주인공 '셸'의 몸매가 낯설지만은 않네요^^;;


​그림체가 참 재미있습니다. 이 친구가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인듯합니다. 근데 왜 슬기로운 거지? 슬기롭게 도둑질을 잘 하나?


아홉 살 셸은 온 가족이 도둑입니다. 그리고 셸도 도둑이 되어야 하는 운명입니다. 셸뿐만 아니라 책 속 모든 가족들에게는 대대로 물려오는 직업이 있습니다. 고기를 파는 가족, 목수 일을 하는 가족, 소시지를 파는 가족 등 모든 가족들은 하나의 직업만 갖게 되고, 이 가족들은 해당 직업과 관련된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셸네 가족은 도둑이라 눈 주위가 거뭇하네요. 셸네 가족이 도둑질하러 가는 소시지 페르네는 머리에 소시지가 달려 있습니다. 목수로 보이는 가족은 머리에 소나무 모양이 달려 있고요. 그래서 그림 속 인물들의 직업을 유추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것도 있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다양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면 셸은 여행을 간 소시지 페르네 집에 도둑질을 하러 가야 합니다. 아프다고 핑계도 대보았지만, 9살이 되었으니 훌륭한 도둑이 되어야 한다며 부모님은 강제로 '일터'로 데리고 갑니다.


도둑질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나마 사진 액자 하나 훔쳐 온 게 전부인) 셸은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훔친 사진 액자라도 하나 돌려주러 돌아갑니다. 그리고 페르네로 가는 길, 숲속에서 대물림 받는 직업이 싫어 도망친 무리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대전환을 맞습니다.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은 시종일관 제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 전개가 이어집니다. 숲속의 무리를 만난 셸도 가족들에게서 떠나 살게 될까요? 숲속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에 거부만 할 뿐 바꾸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셸은 이와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소시지 페르에게서 훔친 물건을 다시 돌려준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가족들은 셸을 어떻게 할까요? 여기서도 제 예상이 빗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셸이 선택한 직업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결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이 결말이 왜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인지 설명해 줍니다.


'도둑'이라는 직업은 사회 통념상 부정적이기 때문에, 도둑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셸의 마음에 쉽게 공감됩니다. 하지만 숲속에는 '시장'이라는 직업을 갖게 될 사람, 고기를 파는 사람 등 사회 통념상 긍정적인 직업을 물려받을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다른 직업을 갖고 싶어 하고, 또 아직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가족(사회)은 무조건 가족의 직업을 가지라고 강요하고, 그 강요에서 도망칩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강요가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꼭 직업 선택이 아니라도 비슷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정한 '정의'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돕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하고요.


짧은 그림책이고 저에게는 반전으로 다가온 책이라 최대한 내용을 빼고 소개를 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아이들과 진로 수업을 할 때 한 번 더 활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는 이야기의 결말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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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을 믿어줘 - 따돌림 없는 교실을 향해, 고래가숨쉬는도서관 2021년 신학기 추천도서, 2021 청소년 북토큰 선정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4
우미옥 지음, 국민지 그림 / 파랑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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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단편 옴니버스 동화집 <동굴을 믿어줘>입니다.




<동굴을 믿어줘>는 얼마 전 소개한 <내 친구의 집>의 우미옥 작가의 신작입니다.




<내 친구의 집>이 초등학생들의 현실적인 삶을 보여줬다면, <동굴을 믿어줘>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벌어지는 신비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하나의 교실, 여섯 명의 아이들 '동굴'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판타지. 옴니버스 단편 동화집"이라는 소개에 여섯 개의 이야기가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어질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펴 보았습니다.





여섯 명 아이들에게 펼쳐지는 다섯 개의 이야기입니다.





이사 온 집 방구석에서 발견한 나침반과 무엇이든 복사가 되는 박스로 인해 생기는 준일이의 이야기 <신비한 나침반>



아르바이트로 인간 껍질을 쓴 젤리 외계인을 돌봐주게 된 윤성이 이야기 <젤리 외계인 젤로와의 하루>



엄마 선물로 바다 냄새를 선물해 주고 싶어 들린 냄새를 파는 가게에서 아빠를 떠올리는 민지의 이야기 <아름다운 냄새 가게>



부모님의 이혼으로 이사를 가게 된 집에서 만난 방 요정과 승우의 이야기 <방 요정의 바느질>



동굴을 발견했다며 친한 척하는 조아와 그런 조아 때문에 단짝 친구들과 멀어진 서연이의 이야기 <동굴을 믿어줘>



그리고 여섯 명의 친구들을 바라보는 교실 문패의 이야기가 보너스로 펼쳐집니다.​




그야말로 다채로운 판타지입니다. 사실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보고 상상해봤던 이야기들입니다.



준일이는 우연찮게 박스에 들어가서 생긴 또 다른 나와 서로 학교가 가기 싫어 가위바위보를 하고, 민지는 아빠 냄새를 사기 위해 자신의 방구 냄새를 팝니다.



현실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이들이 굉장히 현실적인 행동들을 보여주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부모님의 이혼 문제나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전학생과 친구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묘사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단편 동화집이라 호흡이 짧아 읽기 쉬우면서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거기에 모든 아이들이 등장하는 에필로그에서는 작가의 묘사를 보며 아이들을 찾는 재미는 덤입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여러분의 동굴은 어디에 있나요?'라고 묻습니다. 누구든 나만 떠올릴 수 있고, 나만 있을 수 있는 동굴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동굴은 어디에 있나요? 저는 아직 찾지 못한 제 동굴을 찾으러 또 다른 책 속으로 떠나 봅니다^^


https://blog.naver.com/chungmyong2/22227999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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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소녀의 아주 특별한 세계 견문록 : 여성 인물 호기심 소녀
박현숙 지음, 김병하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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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전 세계의 위대한 여성들의 이야기 '호기심 소녀의 아주 특별한 세계 견문록'을 읽게 되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또 무슨 사건 또는 일에서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란 말, 즉 성차별이 시작된 건진 모르겠지만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 '홍가시'는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여자라서 안 된다' 같은 편견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왜 안되는가?'를 생각하는 궁금증 많은 아이다. 그 반면, 가시의 언니인 '홍가연'은 조선시대의 엄격한 아버지의 말씀을 무조건 따르고, 가시와는 다르게 혼인을 중요시 여겼다. 가시네 집안 하인 '조중이'는 언제나 가시편이다. 가시 때문에 혼이 나도 가시 곁에 있다. 어쩔 수 없는 신분 때문일 수 있지만 신분이 아닌 가시를 친구라 생각하고 대하는 보기보다 더 착한 아일 수 있다. 연관은 없지만 난 '윗사람'보단 '아랫사람'이 편할 것 같다. 물론 지금의 나로서는.

이야기는 가시가 자신의 단짝 친구 말자의 사촌 언니 '오서현'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다. 오서현 선생님이 가시에게 한 말 중 '100년 후', '방송국 UN'에 대한 호기심과 오서현 선생님이 힘들었을 때 일으켜 세워 준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면서 무슨 회오리바람을 타고 단숨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여행하는 여행가"가 되어 버렸다. 책에서 가시가 만난 위대한 여성 인물들은 미국 최초의 여성 의사 '엘리자베스 블랙웰', 방사성 원소를 처음으로 발견한 과학자 '마리 퀴리',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비행사 '아멜리아 에머하트', 직지를 세계에 알린 역사학자 '박병선', 교육권을 위해 투쟁한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이다. 그 외에도 정말 멋지고 대단한 여성 인물들이 많다.

'편견'이란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게 진다면 우리는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차별의 무서움과 잔인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잊지 않는다 해도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던 '편견'을 아주 없애기엔 우리가 잘못된 점을 깨달은지 얼마 안 되었기도 하고, 심각성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나'에게 시점을 맞추면 나도 모르게 '나는 여자라서 못해'란 생각을 하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것도 꽤나 자주.

이 책을 읽고 옛날 여성들의 '인권'은 존중받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알게 되었다. 난 답답함을 못 참는 성격이라 읽으며 괜한 사람을 욕하기도 했다. 잠시라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스스로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가는 여성들이 너무 존경스럽다. 책에 나온 여성 인물들은 전부 '공부'를 열심히 했다. 모두 자신의 '꿈'이 있고 '목표'가 있었다. 이 두 가지는 어떻게 보면 간단하지만,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그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는 그런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갖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없어 조금, 아주 조금 슬프다. 확실히 '엄마'와 '친구'는 다르다. 아무리 엄마께 이야기해봐도 계속 답답하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내 생각보다 일어나는 나라가 많고, 어쩌면 조선시대 때보다 더 차별이 심한 나라가 많다. 너무 충격이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나는 앞으로 '편견'에 나를 맞추지 않고, 자신에게 솔직하며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되겠다. 이 책 덕분에 나에게 목표가 하나 생겼다. '잃어버린 인권'을 되찾는 봉사자가 될 것이다.


https://blog.naver.com/chungmyong2/222279218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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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 문학의 즐거움 60
문경민 지음, 레지나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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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표지부터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으시나요? 맑은 표정의 아이가 동물들과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소녀가 바로 혜나인데요.



혜나는 7살 때 비행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트라우마로 7살 이전의 기억도 없고 말도 하지 못하는 5학년 소녀입니다. 혜나를 사랑하며 보살펴주시는 할아버지와 함께 조그만 시골마을에 살고 있죠.



이야기의 시작은 혜나 할아버지와 혜나가 새로 오신 정도현 선생님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할아버지는 정도현 선생님께 혜나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하러 온 모양입니다. 할아버지는 어렵게 말을 꺼내고, 새로 온 정도현 선생은 이해한 듯 아닌 듯 애매한 표정만 짓습니다. 



할아버지와 선생님이 얘기하는 동안 혜나는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이야기, 할아버지 이야기, 학교생활, 친구인 건우 이야기까지 책을 읽는 독자에게 5학년 아이답게 재잘재잘  말이 끝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밖으로 꺼내는 건 혜나조차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놀라운 건 혜나는 동물들과 이야기가 통한다는 겁니다. 모든 동물은 아니지만, 간혹 몇몇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혜나는 말을 못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6학년 오빠들보다도 똑똑하고, 자신의 표정만 봐도 마음을 읽어주시는 할아버지가 계시고, 심심할 땐 동물들과 이야기하면 되니까요. 혜나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이 행복이 정도현 선생님이 할아버지와 왕창 술을 먹고 간 뒤, 그리고 아빠 친구가 키우던 새 '와루'가 집으로 온 이후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책의 앞부분은 혜나의 재미난 일상이 그려집니다. 할아버지 건강이나 단짝 친구인 건우와 6학년 오빠들과의 관계 등에 조금씩 문제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혜나(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미소를 지으며 책을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딱 5학년 여자아이가 말하는 것 같은 대사들이 소설에 흡입력을 더해 줍니다.



그리고 혜나의 따뜻한 심성에 빠지게 됩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깊게 생각하는 혜나는 대화가 통하는 개 '웅우르'에게 '새 주제에'란 말을 하려다가 얼른 삼킵니다. 웅우르에게는 '개 주제에'라는 말로 바뀌어 붙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얼른 해낸 것이죠. 와루에게 화가 나서 웅우르에게 한탄을 하는 와중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혜나의 모습은 혜나의 성장을 더욱 응원하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책의 뒤표지에는 '용기 내 트라우마와 맞선 소녀의 회복과 성장을 그린 주니어 소설'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커다란 시련이 있어야겠죠. 그 시련은 '와루'의 등장과 할아버지의 건강 악화로 시작됩니다. 



'와루'는 혜나가 트라우마와 맞서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로 인해 할아버지와의 사이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회복'과 '성장'의 주니어 소설답게 혜나는 시련을 이겨내고 한 뼘, 아니 세 뼘 정도 더 성장하며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5학년 소녀가 등장하는 소설이지만 글의 수준은 절대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5-6학년부터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혜나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자 할아버지는 '사춘기냐?'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혜나의 말은 여러 부모님, 교사들이 꼭 기억해야할 것 같아 남깁니다.



사춘기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비겁한 느낌이에요. 


우리가 어른들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어른들 탓이 아니라 우리가 덜 자라서 그렇다는 거잖아요. 


그런 생각을 사춘기라는 말로 포장해 놓은 거 아닌가요? 우리들도 깜빡 속아 넘어갈 만큼 그럴싸하게 말이죠.


7-8년 전 담임을 맡았던 아이 중에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 대화를 하려면 단짝 친구 한 명을 통해서만 가능했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도, 수업 중 발표도 한 아이와 귓속말을 통해서만 하던 아이였습니다. 



노력한답시고 이것저것 시도해보긴 했었지만, 과연 온 마음을 다해서였는지는 기억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정도현 선생님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전하려고 노력은 했었는지, 아이의 가정에 대한 관심을 쏟기는 했었는지...



어쩌면 그 아이도 혜나처럼 어떤 트라우마가 있었을지도, 속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졸업 즈음에 집에서 가져온 책 한 권을 선물하고 수줍게 도망치던 아이의 모습에서, 빵점짜리 교사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 아이는 그 이후로 와루나 정도현 선생님을 만나 더 성장했는지, <나는 언제나 말하고 있었어>를 보니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https://blog.naver.com/chungmyong2/22224203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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