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소시지 도둑 미래그림책 163
마리안네 그레테베르그 엔게달 지음, 심진하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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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익살스러운 그림체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그림책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을 소개합니다.


왜인지 주인공 '셸'의 몸매가 낯설지만은 않네요^^;;


​그림체가 참 재미있습니다. 이 친구가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인듯합니다. 근데 왜 슬기로운 거지? 슬기롭게 도둑질을 잘 하나?


아홉 살 셸은 온 가족이 도둑입니다. 그리고 셸도 도둑이 되어야 하는 운명입니다. 셸뿐만 아니라 책 속 모든 가족들에게는 대대로 물려오는 직업이 있습니다. 고기를 파는 가족, 목수 일을 하는 가족, 소시지를 파는 가족 등 모든 가족들은 하나의 직업만 갖게 되고, 이 가족들은 해당 직업과 관련된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셸네 가족은 도둑이라 눈 주위가 거뭇하네요. 셸네 가족이 도둑질하러 가는 소시지 페르네는 머리에 소시지가 달려 있습니다. 목수로 보이는 가족은 머리에 소나무 모양이 달려 있고요. 그래서 그림 속 인물들의 직업을 유추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것도 있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다양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면 셸은 여행을 간 소시지 페르네 집에 도둑질을 하러 가야 합니다. 아프다고 핑계도 대보았지만, 9살이 되었으니 훌륭한 도둑이 되어야 한다며 부모님은 강제로 '일터'로 데리고 갑니다.


도둑질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나마 사진 액자 하나 훔쳐 온 게 전부인) 셸은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훔친 사진 액자라도 하나 돌려주러 돌아갑니다. 그리고 페르네로 가는 길, 숲속에서 대물림 받는 직업이 싫어 도망친 무리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대전환을 맞습니다.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은 시종일관 제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 전개가 이어집니다. 숲속의 무리를 만난 셸도 가족들에게서 떠나 살게 될까요? 숲속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에 거부만 할 뿐 바꾸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셸은 이와는 다르게 행동합니다.


​소시지 페르에게서 훔친 물건을 다시 돌려준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가족들은 셸을 어떻게 할까요? 여기서도 제 예상이 빗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선 셸이 선택한 직업은 무엇일까요? 사실 이 결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이 결말이 왜 '슬기로운' 소시지 도둑인지 설명해 줍니다.


'도둑'이라는 직업은 사회 통념상 부정적이기 때문에, 도둑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셸의 마음에 쉽게 공감됩니다. 하지만 숲속에는 '시장'이라는 직업을 갖게 될 사람, 고기를 파는 사람 등 사회 통념상 긍정적인 직업을 물려받을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들은 다른 직업을 갖고 싶어 하고, 또 아직 어떤 직업을 가질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가족(사회)은 무조건 가족의 직업을 가지라고 강요하고, 그 강요에서 도망칩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강요가 아닌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꼭 직업 선택이 아니라도 비슷한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어른들이 정한 '정의'에 아이들을 맞추려고 하지 않았나 반성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돕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하고요.


짧은 그림책이고 저에게는 반전으로 다가온 책이라 최대한 내용을 빼고 소개를 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에 아이들과 진로 수업을 할 때 한 번 더 활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때는 이야기의 결말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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