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는 나의 세계
마이클 톰프슨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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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주인공이 반복되는 인생이라는 루프에 갖힌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처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삶의 규칙이 특정인에게는 예외가 되는 이야기가 내 취향이다.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아기로 태어나 노인이 되는 일반적인 흐름이 아닌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주인공이 나오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있겠다.

그래서 매년 생일마다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내가 없는 나의 세계>의 책소개를 읽고 내 취향저격 소설이겠구나, 라는 걸 읽기 전부터 알았다.

매년 생일마다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건 외로울 뿐만 아니라 인생 난이도가 엄청 올라가는 일이다.
단순히 친했던 사람이 나를 몰라본다 정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주인공이 살았다는 증명이 되는 모든 기록과 흔적이 사라지거나 다른 사람이 한 일로 바뀌어버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런 일은 태어나 맞이한 첫 생일 때부터 겪었고, <토마스와 친구들>이라는 아동용 방송 프로그램에서 따온 이름과 보육원 원장의 성을 붙인 ‘토미 루엘린’으로 자랐다.
부모 또한 아들을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내내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생일이 지나면 보육원에서 함께 살던 그 누구도 토미를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다시 새출발 하듯 해야 했다.

그래도 토미가 길거리를 전전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얼레벌레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과 곤경에 처한 아이를 기꺼이 돕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보육원의) 미셸 선생님 덕분이었다.

만약 토미가 태어나자마자 개인 정보가 전산 기록되고 뭐라도 하려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뽀로로에서 이름을 딴) 김로로로 살아야 했다면 인생 난이도는 더욱 올라갔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토미는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알았고, 매년 생일이 지나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을 소개하고 다시 관계를 쌓아갔다.
그렇게 적응하며 사나 했는데, 보육원에 들어온 ‘캐리 프라이스‘라는 여자애에게 반해버렸고, 그게 터닝 포인트가 된다.
생일이 지나도 자신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사람이 생긴 거다.
토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중요한 인물이 또 있는데, 병원 입원 중에 만난 조시라는 소년으로, 마음이 참 잘 맞았다.

이후 토미가 첫사랑 캐리를 찾고 조시와의 우정을 이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내가 없는 나의 세계>의 ‘매년 생일이 지나면 세상에서 자신의 흔적이 지워진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평범하게 사는 것, 그러니까 친구를 사귀고 일자리를 찾고 머물 곳을 만드는 일을 모두 흥미로운 미션으로 만들어 읽는 이에게 재미를 준다.

예를 들면 토미가 뺑소니를 당해서 입원했을 때도 하필이면 생일이 겹쳐서 상황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다.
토미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일이 지났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 토미는 어떻게 대처할까?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나가고 토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으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토미는 매년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재시작’이라고 불렀는데, 그게 반복될수록 다시 생활을 이어가는 요령이 생긴다.
예전에 숙제로 제출한 글이 생일이 지난 후에도 남아있는 걸 본 계기로 실험을 해서 재시작의 ‘허점’을 찾기도 했다.
그 이후 토미가 이 허점을 잘 굴리고 활용해서 관계와 생활을 이어가는 게 또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토미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평생 떠도는 듯 살았다.
때문에 자신이 돌아갈 수 있는 평범한 가정을 원했고, 거기에 그의 성정이 더해져서 ‘우주가 날 억까한다!’며 막 살거나 ‘어차피 다들 잊고 흔적조차 안 남을 텐데 뭐’ 하며 범죄를 막 저지르거나 하지 않고 성실하게 목표를 향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소설을 읽으면서 토미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고 그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겪은 일들과 심정에 이입을 하고 마지막에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설정은 흥미롭지만 짜임새가 아쉽거나 막상 읽어보면 간이 덜 된 듯 밋밋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는데, <내가 없는 나의 세계>는 소설을 읽는 내내 그런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다.
세상 어딘가에 토미 같은 사람이, 아니, 토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나도 어지간히 몰입해서 읽었나 보다.
설정을 보고 흥미로운데? 싶었다면 한번 읽어보기를!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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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나의 세계
마이클 톰프슨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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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주인공이 반복되는 인생이라는 루프에 갖힌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처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삶의 규칙이 특정인에게는 예외가 되는 이야기가 내 취향이다.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아기로 태어나 노인이 되는 일반적인 흐름이 아닌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주인공이 나오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있겠다.

그래서 매년 생일마다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주인공의 이야기라는 <내가 없는 나의 세계>의 책소개를 읽고 내 취향저격 소설이겠구나, 라는 걸 읽기 전부터 알았다.

매년 생일마다 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건 외로울 뿐만 아니라 인생 난이도가 엄청 올라가는 일이다.
단순히 친했던 사람이 나를 몰라본다 정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주인공이 살았다는 증명이 되는 모든 기록과 흔적이 사라지거나 다른 사람이 한 일로 바뀌어버리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그런 일은 태어나 맞이한 첫 생일 때부터 겪었고, <토마스와 친구들>이라는 아동용 방송 프로그램에서 따온 이름과 보육원 원장의 성을 붙인 ‘토미 루엘린’으로 자랐다.
부모 또한 아들을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내내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생일이 지나면 보육원에서 함께 살던 그 누구도 토미를 기억하지 못했으므로 다시 새출발 하듯 해야 했다.

그래도 토미가 길거리를 전전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얼레벌레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과 곤경에 처한 아이를 기꺼이 돕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보육원의) 미셸 선생님 덕분이었다.

만약 토미가 태어나자마자 개인 정보가 전산 기록되고 뭐라도 하려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뽀로로에서 이름을 딴) 김로로로 살아야 했다면 인생 난이도는 더욱 올라갔을 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토미는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알았고, 매년 생일이 지나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을 소개하고 다시 관계를 쌓아갔다.
그렇게 적응하며 사나 했는데, 보육원에 들어온 ‘캐리 프라이스‘라는 여자애에게 반해버렸고, 그게 터닝 포인트가 된다.
생일이 지나도 자신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사람이 생긴 거다.
토미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중요한 인물이 또 있는데, 병원 입원 중에 만난 조시라는 소년으로, 마음이 참 잘 맞았다.

이후 토미가 첫사랑 캐리를 찾고 조시와의 우정을 이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내가 없는 나의 세계>의 ‘매년 생일이 지나면 세상에서 자신의 흔적이 지워진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평범하게 사는 것, 그러니까 친구를 사귀고 일자리를 찾고 머물 곳을 만드는 일을 모두 흥미로운 미션으로 만들어 읽는 이에게 재미를 준다.

예를 들면 토미가 뺑소니를 당해서 입원했을 때도 하필이면 생일이 겹쳐서 상황이 더욱 극적으로 느껴졌다.
토미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생일이 지났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주변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 토미는 어떻게 대처할까?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나가고 토미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으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토미는 매년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재시작’이라고 불렀는데, 그게 반복될수록 다시 생활을 이어가는 요령이 생긴다.
예전에 숙제로 제출한 글이 생일이 지난 후에도 남아있는 걸 본 계기로 실험을 해서 재시작의 ‘허점’을 찾기도 했다.
그 이후 토미가 이 허점을 잘 굴리고 활용해서 관계와 생활을 이어가는 게 또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토미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평생 떠도는 듯 살았다.
때문에 자신이 돌아갈 수 있는 평범한 가정을 원했고, 거기에 그의 성정이 더해져서 ‘우주가 날 억까한다!’며 막 살거나 ‘어차피 다들 잊고 흔적조차 안 남을 텐데 뭐’ 하며 범죄를 막 저지르거나 하지 않고 성실하게 목표를 향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소설을 읽으면서 토미의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고 그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겪은 일들과 심정에 이입을 하고 마지막에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설정은 흥미롭지만 짜임새가 아쉽거나 막상 읽어보면 간이 덜 된 듯 밋밋한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는데, <내가 없는 나의 세계>는 소설을 읽는 내내 그런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다.
세상 어딘가에 토미 같은 사람이, 아니, 토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나도 어지간히 몰입해서 읽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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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눈이 멀어라 시시한 현실 따위 보이지 않게
곽상빈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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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청소년 창업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최우등 졸업
회계사
로스쿨 졸업
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회계법인 부대표
M&A 솔루션 기업 부대표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38개의 전문직 자격증까지….

저자의 이력을 보면 정말 한 사람의 것이 맞나 놀랍다.
IMF로 인해 할머니 댁 거실에서 온가족이 지내야 하는 형편에서 하나씩 하나씩 일구어 나간 것이기에 더욱 대단하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올해 열심히 살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았기에, 새해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좋은 자극을 주고 동기부여가 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공부, 즉 배움을 통해서 삶을 일으켜세웠다.
그동안 효과를 본 오답노트 작성법이나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활용하는 공부 방법 등, 수험 생활을 하거나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유용한 노하우도 알려준다.

나는 그가 고등학생 시절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 공부를 투자의 언어로 보고 하루를 원가, 집중력을 수익률, 회독을 복리, 오답률 하락을 리스크 관리로 여기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리스크 점검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을 설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공부 방법뿐만 아니라 저 엄청난 이력을 부지런히 쌓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들, 인사이트를 기꺼이 공유해주니까.
그중에는 AI시대에 전문직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있고, 여러모로 공부하는 이들만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저자가 걸어온 길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세 번 사업을 실패하고 회계사 시험도 세 번을 낙방한 끝에 붙는 등 실패와 불합격의 씁쓸함도 맛봐야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책에서 시험에 불합격 했을 때의 멘탈 관리나 합격 이후의 길, 두 경우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수많은 자격증과 이력으로 남은 발자취는 무작정 찍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명은 무엇이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한 끝에 한 걸음씩 내딛은 결과다.
그가 소명을 찾고,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를 쌓아가며 그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과정을, 그 사이사이에 했던 고민과 방향을 찾은 경험을 읽으며, 나도 다시 한번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새해 첫 책을 읽고 의욕이 뿜뿜하는 상태다.
앞으로 무기력한 때가 오거든,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나 자신을 자극하고 의욕을 끌어올려야겠다. (그만큼 <꿈에 눈이 멀어라>는 동기부여에 효과적인 책이다)
그리고 저자의 전략을 참고해서, 나도 성취하는 한 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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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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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얼마 전이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이었기 때문에 그런가, 제인 오스틴 관련 도서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하면 <오만과 편견> 아닌가?
제인 오스틴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편견>은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졌고,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니 말 다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오만과 편견>을 읽지 않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번역본으로 읽으려고 그랬나보다 싶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아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그래도 잠깐 언급하고 이 번역본이 마음에 든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베넷 가 다섯 자매 중 둘째고, 어머니인 베넷 부인은 딸들에게 좋은 혼처를 찾아주는 데 열심이다.
어느 날 베넷 가족이 사는 마을에 빙리라는, 잘 생기고 부유하고 성격 좋은 청년이 이사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엘리자베스와 빙리가 엮이는 걸까? 하면 그건 아니다.
빙리의 상대는 엘리자베스의 언니인 제인이고, 엘리자베스의 상대는 빙리의 친우인 다아시라는 청년이니까.
다아시는 빙리보다 훨씬 부유하고 잘 생겼지만, 빙리와는 딴판으로, 자존심이 강하다 못해 혼자 잘난 듯 남을 아래로 보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 호감가는 성격은 아니다.
주체적이고 당차지만 다른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면이 있는 엘리자베스와, 잘났지만 싸가지가 없는 다아시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두 사람이 오해했다 화해했다 하고, 그 주변인들 이야기가 함께 하는 로맨스물이다.

소설 <오만과 편견>은 유명한 만큼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세계문학전집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 작품 중 하나다.
어떤 책으로 읽을지, 선택지가 많은 소설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을 읽는다면, 엘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역자(옮긴이)가 김선형 문학가인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먼저, 여성 화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번역 문체 덕분에 몰입이 잘 되고, 구어체여서 더 친근한 느낌을 준다.
다만 누군가 등장인물을 부를 때 한국식으로 ‘제인아’ 라든가 ‘리지야’라고 부르는 건 취향에 갈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번역본이 특히나 마음이 든 이유는, 무엇보다 풍부한 주석에 있다. (미주가 아닌 각주여서 더 좋다!)
주석은 영어 원문과 함께 해당 부분을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당시 시대 배경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아시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해 현재 한화 가치로 환산한 것도 꽤 흥미로웠는데, 연 소득이 17억 원이지만 이것도 빙산의 일각이고 당시 기준으로 100~200위의 자산가였다니, 그가 오만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석은 등장인물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한 예로, 엘리자베스의 여동생인 메리가 읽는 책이 무엇인지를 추론하고 그녀가 ‘무비판적으로 책을 읽으며 지식을 과시한다’고 해석한 걸 보고나서는 메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서 지적 허영심이 묻어난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당시 예법이나 유행을 설명해준 덕분에 200년 전 영국의 모습을 머릿속에 보다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고, 등장인물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초반에 베넷 부인이 직접 빙리를 만나거나 하지 않고 베넷 씨를 재촉한 이유도, 당시는 모르는 사람을 방문할 때 엄격한 규칙이 있었으며 빙리가 남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베넷 씨가 먼저 안면을 터야 했다는 설명을 보고 확실히 안 것이다.

이렇듯 소설을 읽으면서 배경 지식을 상당히 쌓을 수 있게 하고 때로는 안내자가 되어주는 든든한 각주 덕분에, 소설을 보다 편한 동시에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번역가가 전문적이고 정성을 들었다는 게 느껴져서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을 읽는다면 또다시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한 책으로 읽고 싶었는데, <오만과 편견>과 함께 출간된 <이성과 감성>도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을 맡았고, 책 날개를 보니 앞으로도 엘리 출판사에서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으로 <맨스필드 파크>와 <에마>, 그리고 <노생거 애비>와 <설득>을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해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오만과 편견>에 만족한 만큼,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장편소설도 엘리 출판사에서 나온 김선형 문학가의 번역본으로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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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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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얼마 전이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이었기 때문에 그런가, 제인 오스틴 관련 도서가 많이 보인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하면 <오만과 편견> 아닌가?
제인 오스틴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오만과 편견>은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졌고,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라는 영화까지 나왔으니 말 다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오만과 편견>을 읽지 않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번역본으로 읽으려고 그랬나보다 싶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아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그래도 잠깐 언급하고 이 번역본이 마음에 든 이유를 말하고자 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베넷 가 다섯 자매 중 둘째고, 어머니인 베넷 부인은 딸들에게 좋은 혼처를 찾아주는 데 열심이다.
어느 날 베넷 가족이 사는 마을에 빙리라는, 잘 생기고 부유하고 성격 좋은 청년이 이사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엘리자베스와 빙리가 엮이는 걸까? 하면 그건 아니다.
빙리의 상대는 엘리자베스의 언니인 제인이고, 엘리자베스의 상대는 빙리의 친우인 다아시라는 청년이니까.
다아시는 빙리보다 훨씬 부유하고 잘 생겼지만, 빙리와는 딴판으로, 자존심이 강하다 못해 혼자 잘난 듯 남을 아래로 보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 호감가는 성격은 아니다.
당차지만 다른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면이 있는 엘리자베스와, 잘났지만 싸가지가 없는 다아시는,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두 사람이 오해했다 화해했다 하고, 그 주변인들 이야기가 함께 하는 로맨스물이다.

소설 <오만과 편견>은 유명한 만큼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세계문학전집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 작품 중 하나다.
어떤 책으로 읽을지, 선택지가 많은 소설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을 읽는다면, 엘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역자(옮긴이)가 김선형 문학가인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먼저, 여성 화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번역 문체 덕분에 몰입이 잘 되고, 구어체여서 더 친근한 느낌을 준다.
다만 누군가 등장인물을 부를 때 한국식으로 ‘제인아’ 라든가 ‘리지야’라고 부르는 건 취향에 갈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번역본이 특히나 마음이 든 이유는, 무엇보다 풍부한 주석에 있다. (미주가 아닌 각주여서 더 좋다!)
주석은 영어 원문과 함께 해당 부분을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알려주기도 하고, 당시 시대 배경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아시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해 현재 한화 가치로 환산한 것도 꽤 흥미로웠는데, 연 소득이 17억 원이지만 이것도 빙산의 일각이고 당시 기준으로 100~200위의 자산가였다니, 그가 오만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주석은 등장인물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한 예로, 엘리자베스의 여동생인 메리가 읽는 책이 무엇인지를 추론하고 그녀가 ‘무비판적으로 책을 읽으며 지식을 과시한다’고 해석한 걸 보고나서는 메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서 지적 허영심이 묻어난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당시 예법이나 유행을 설명해준 덕분에 200년 전 영국의 모습을 머릿속에 보다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고, 등장인물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초반에 베넷 부인이 직접 빙리를 만나거나 하지 않고 베넷 씨를 재촉한 이유도, 당시는 모르는 사람을 방문할 때 엄격한 규칙이 있었으며 빙리가 남자이기 때문에 반드시 베넷 씨가 먼저 안면을 터야 했다는 설명을 보고 확실히 안 것이다.

이렇듯 소설을 읽으면서 배경 지식을 상당히 쌓을 수 있게 하고 때로는 안내자가 되어주는 든든한 각주 덕분에, 소설을 보다 편한 동시에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번역가가 전문적이고 정성을 들었다는 게 느껴져서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을 읽는다면 또다시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한 책으로 읽고 싶었는데, <오만과 편견>과 함께 출간된 <이성과 감성>도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을 맡았고, 책 날개를 보니 앞으로도 엘리 출판사에서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으로 <맨스필드 파크>와 <에마>, 그리고 <노생거 애비>와 <설득>을 김선형 문학가가 번역해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오만과 편견>에 만족한 만큼,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장편소설도 엘리 출판사에서 나온 김선형 문학가의 번역본으로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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