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나는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책이 아니더라도 ‘브랜딩’ 관련 도서가 보이면 한번 살펴본다.
브랜드를 브랜딩하는 것과 사람을 브랜딩하는 것은 멀리서 보면 결국 한갈래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 책 <페이머스 : 당신의 브랜드는 좀 더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도 읽게 되었다.
<페이머스 : 당신의 브랜드는 좀 더 유명해질 수 있습니다>는 책 제목과 부제목에서부터 주장하듯, 브랜딩을 ‘유명해지기’ 위한 관점에서 접근하여 내내 조금이라도 더 유명해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브랜드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서비스나 상품이 안 팔리는 이유가 실력이 없거나 상품성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유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사진 자료와 함께 다양한 브랜드의 사례를 들어가며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될 수 있는, 사람들의 기억 서랍에 보관될 수 있는 전략들을 알려주는데, 여기에 맛보기로 기억에 남는 비법과 사례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먼저, 어디에서 전해내려오는 무슨 비법으로 만든 양념장 어쩌구 저쩌구 해봐야 소용 없다고, 강조하고 싶은 것을 사람들이 ‘이미지’로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한 게 떠오른다.
그리고 ‘Don’t Do, Do, Don’t!’ 라고, 남들이 하는 건 하지 말고 안 하는 것만 골라서 하라고 한 것도.
비슷한 이야기로, 사람들은 상식적이면 홍보로 받아들이지만 비상식적이면 정보라고 받아들인다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고객에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보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이고.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 중에서는 요즘 많이 보이는 비타민 ‘오쏘몰 이뮨’ 이야기를 적고 싶은데, 어차피 먹으면 섞일 비타민을 분리하여 브랜드만의 의식을 만들어냄으로써 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찾게 만들었기 때문.
그리고 얼마 전에 중국 음식을 먹을 때, 그냥 중국식 볶음밥이나 탕수육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무간도에서 류덕화가 먹었던 볶음밥을 재현했다’는 식으로, 같음 음식도 다르게 보이도록 생각을 집어넣었다고 나온 것도 떠올랐다.
또 족발을 그저 보약처럼 달였다고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족발 소스를 한약 같은 패키지에 담은 것을 보고는 감탄을 했는데,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말들, ‘이미지’가 뇌리에 박힌다는 것이나 생각을 집어넣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뿐만 아니라 ‘사시미에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콕 찝어 브랜딩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사로잡고 업계도 차마 무시하지 못하도록 한 사시미 와인도 성공적인 사례로 내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다가 ‘기다림에 지친 고객이 여러분의 브랜드를 저 좋아해 줄까요? 아니면 신나는 경험을 하고 들어온 고객이 더 많이 만족해할까요?’ 라는 질문을 보고는 뒤통수를 맞은 듯했는데, 한정 수량의 상품을 사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지루하게 줄을 섰다가 내 안의 브랜드 이미지가 썩 좋아지지 않은 것과 식당 입구에 대기하는 동안 즐길 수 있게 게임기를 놓아둔 것을 보았던 게 생각이 나서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만 나오는 게 아니라, 저자는 다른 브랜드와 다를 수 있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인상을 줄 수 있는, 그리하여 유명해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그중 서비스나 상품의 가격을 책정하는 순서를 뒤바꾼 ‘초고가 전략’이 있다.
일단 다른 브랜드 사이에서 눈에 띌 높은 가격을 책정한 다음 그 가격에 맞도록 서비스나 상품 구성을 짠다는 것.
이 전략에서 중요한 건, 서비스나 상품을 경험한 고객이 이 가격을 비싸지 않다고 판단하게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슬롯 머신 기법’도 유용한 기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서비스나 상품의 구성 요소 세 가지를 적은 다음 그 구성 요소 하나하나에 위아래로 다른 재료나 성질을 채워보는 것이다.
슬롯 머신 칸을 채우듯이 말이다.
그리고 슬롯 머신을 돌리듯 무작위로 구성을 해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TOP5 프레이밍을 활용한 홍보 방법도 비슷한 결이다.
서비스나 상품을 잘게 쪼개서 그중 하나를 핀셋으로 집어내듯 선정해서 공략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메밀국수를 홍보해야 한다면 메밀국수를 구성하는 메밀가루 + 물 + 쯔유 + 무 + 파 + 와사비 + 그릇 중 하나를 골라 ‘대한민국 메밀국수 중 가장 맛있는 쯔유 TOP5’로 프레이밍 하는 것이다.
내가 서평에 너무 많은 내용을 적은 게 아닌가 싶을지도 모르지만, 책에는 이보다 더 많은 사례와 전략이 담겨있다.
그것도 이론적인 게 아니라 실전에 유용할 방법들이 말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이런 비법들을 다양한 브랜드를 브랜딩하는 데 적용해볼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 책의 내용은 ‘자영업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고, 문체가 마치 저자의 강의를 듣고있는 듯해서 잘 읽히는 데다가 어려울 부분이 하나도 없어서 초보자에게도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책이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