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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컷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9
최혁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평점 :
B컷!
B컷은 아마도 B급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용(A컷)하고 남은 그 나머지 것들...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B컷들...
예전에 [컬트]라는 B급 영화가 대 유행했던 적이 있다. 주류인 A급 보다 뛰어났던 B급의 영화들...
그런 느낌이 나는 추리소설이다.
[B컷]은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B컷]은 추리소설 치고는 문장에 꽤 밀도가 있다. 잘 읽히는 대중소설은 자전거를 타고 복잡한 시장골목을 빠르게 달리며 빠르게 변하는 주변 사물들을 빠르게 구경하는 맛이 있다. 하지만 [B컷]은 그렇게 읽을 수가 없다. 빠르게 읽다가도 곧 눈앞에 나타나는 낯선 풍경에 매료되어 속도를 줄이고 서행으로 달리다 다시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소설이다. 마치 배낭을 메고 타국의 뒷골목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다. 서정적인 소설들처럼 배경에 따라, 등장인물들에 따라 분위기를 타며 빨리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B컷은 잘 읽힌다. 스토리가 없는 서정적인 소설들과 달리 구성이 탄탄해서인지 잘 읽힌다. 하드보일적인 느낌이 강하고 홍콩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계속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추리 마니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이 작가의 다음 소설이 무척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