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른 17가지 색깔, 17가지 맛

엘리베이터 -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가장 재미있는 소설
아이작가 엮음 / 화남출판사 / 2007년 8월

'거의 석 달 동안 나는 성스럽고 깨끗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 겉모습으로 책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매번 신중함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신선한 책을 손에 넣기 위해 나는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수많은 조사를 거듭해야 한다. 그렇게 얻는 책이 또한 완벽에 가까울 만큼 신선하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 나의 일은 몹시도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냉장고'의 내용을 '책'으로 바꿔 봄--

좋다! 한마디로 하나하나 재미있다. 기존의 소설들과 확실히 다르다. 기존의 소설들이 무겁고 진지했다면 엘리베이터의 소설들은 가볍고 경쾌하고 아이디어들이 번쩍인다.

기존의 소설들이 밥맛이었다면 엘리베이터의 소설들은 라면 맛이라고 할까... 기존의 소설들이 자동차를 타는 맛이었다면 엘리베이터의 소설들은 오토바이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빠르게 변하고 짜릿하고 잘 읽힌다.

말 그대로 갖은 장르의 소설들이 다 있어 종합선물세트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로맨스 소설 사이사이에 공포, 판타지, 추리, 역사소설들이 실려 있다. 갖은 장르를 번갈아가며 맛보는 것만으로도 신비롭고 속도감이 난다.

1층, 2층, 3층, 4층... 층층마다 다른 느낌의 소설들을 만날 수 있어서 엘리베이터란 이름을 지은 건 아닌지...?

작품들이 대부분 재미있는데 나는 그 중에서도 공포추리, 역사 판타지 같은, 이야기가 낯설고 반전이 뛰어난 소설들이 특히 더 재미이었다. 이런 책을 앞으로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